이케아 취업 후기 - ikea chwieob hugi

학식과 구내식당 사이 2020. 9. 15. 12:13

 예전부터 이케아에 관심이 많았고, 채용설명회와 발품도 팔고, 기어이 면접까지 갔다 오며 느낀 점들을 정리하고자 한다. 주관적인 의견이 있으니 그냥 참고만 했으면 좋겠다.

 이케아 면접은 2019년 8월에 봤으며, 채용설명회는 18년 11월에 다녀왔다.

 나는 이케아에 관심이 많았었다. 처음 접한건 예전에 잡지를 통해 이케아를 처음 알게 됐고

 아무튼 흐으응 스웨덴에서 왔고 수평문화를 중시한다니 좋은 곳이네~ 라는 생각이었다.

 잡지의 특성상 거의 좋은 말만 써놓으니까 게다가 선진국의 경우 정시 퇴근과 자유로운 연차 사용이 너무나 당연한 거지만, 한국에선 일부를 제외하고 잘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 이케아의 이런 점들이 큰 복지처럼 느껴졌다.

 그러다 18년 11월에 이케아에서 채용설명회를 한다는 소식을 접했고, 기대와 호기심에 공강 때 설명회를 다녀왔다.

 이케아에선 매니저나 리더를 제외한 일반 사원은 코워커라고 불린다. 고객지원과 세일즈, 인사팀이 왔던 걸로 기억하고, 한두 분 정도는 리더급이 왔었다.

 우선 이케아라는 곳에 대해 간략한 설명을 한 뒤 부서별로 한분씩 직무에 대한 설명이 있었다.

 이케아의 직무

Sales(판매팀), Food(레스토랑), Customer Relations(고객지원팀 - 계산, 교환 및 환불, 배송지원, 스몰랜드 지원 : 키즈카페 같은 곳), Logistics(물류팀), Communication & Interior Design(인테리어/비주얼 디자인 : VMD라 보면 될 듯), Operations(마케팅, 인사, 경영지원팀)

 으로 분류가 되며 흔히 말하는 코워커들은 세일즈, 푸드, 커스터머 릴레이션스로 주로 간다. 인테리어, 비주얼 디자인과 오퍼레이션은 뽑는 인원 자체도 소수이며, 영어로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가능해야 한다. 

 자세히 살펴보기 전에 그때 받았던 팜플렛에 있던 이케아의 가치(Value)와 각 직무의 소개는 다음과 같다.

이케아 취업 후기 - ikea chwieob hugi
이케아 취업 후기 - ikea chwieob hugi
이케아 취업 후기 - ikea chwieob hugi
이케아 취업 후기 - ikea chwieob hugi

 당시 채용설명회에 개인적인 느낌으로 전체적인 직무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고, 그냥 환상을 심어주는 느낌이 강했다.

심지어 한분은 글쎄,, 발표를 좀 더 잘하시는 분이 오는 게 좋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팜플렛을 보는 게 더 나을 정도.

 하지만 리더 한분께서 아주 솔직하셨고, 현실적인면을 꽤나 말해주셨다.

 우선 이케아는 천국이 아니라는 점이다. 똑같은 회사고, 개성이 많은 사람이 오는 만큼 의견 충돌도 많다고 하셨다.

본인은 퇴사했다 재입사했다는데,,, 그 이유를 못물어본게 너무 아쉽다. 하지만 좋은 의미에서의 개인주의와 야근 없는 것은 확실하다고 했다.

 다만 일정하지 않은 스케줄. 보통 두달치 스케줄이 한 번에 나온다고 한다. 업계 특성상 주말 공휴일 출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오픈, 미들, 마감으로 교대근무다. 다만 연차는 스케줄 짤 때 얘기해주면 자유롭게 사용 가능하다고 했다.

 부서마다 설명이 끝난 후, 직원 한분, 그리고 7~8명씩 그룹으로 나눠서 심층적인 대화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 이때 직무와 본인이 궁금한 점을 물어볼 수 있다. 코워커 급여가 얼마나 되냐고 물어봤는데, 일단 낮은 편이다. 최저임금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그리고 지원할 때 학력은 보지 않는다고 했다. 이력서 자체가 자유형식에 자기소개서만 제출하면 된다. 채용시까지에도 학력 증명서는 필요하지 않다고 했다. 실제 내가 지원할 때도 이력서 한 장만 제출했다.

 코워커의 경우 영어의 사용이 중요하진 않지만, 부서마다 차이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리더와 매니저급은 영어 사용이 필수적이며, 인사팀도 그런 것 같다. 그리고 리더나 매니저급들은 경력직분들께서 지원하는 것 같았다. 보통 한국어로 채용공고가 뜨면 한국어 자소서가 필요하고, 영어는 영어로 작성한 커버레터 및 이력서가 필요하다.

 그렇게 설명회가 끝나고 이케아에 대한 환상이 나도 생겼고, 이케아가 어떤 활동을 하는지 찾아봤다. 그리고 추후에 기회가 된다면 지원할 생각이 생겼다.

 채용회가 끝나고나서, 카탈로그와 이케아 곰인형, 아~~주 맛있는 매우 매우 큰 미국 영화에 나오는 듯한 사이즈에 초콜릿을 종이백에 담아서 줬다. 굿즈에 매우 흡족... :-),,,,,,,,,

 어떻게 발품을 팔다보니 이케아 현직자와 컨텍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그분께선 본인이 여건이 된다면 막상 일을 해보면 안 맞을 수 있으니, 16시간처럼 적은 시간대로 일을 해보라는 권유를 하셨다.

 참고로 이케아는 16시간 32시간 40시간 뭐 이렇게 나누어져 있는데, 16시간도 파트타이머라고 하지 않고, 정규직으로 취급한다.

 아무튼 이 말은 생각보다 업무 강도가 세고, 마냥 천국이 아니라는 설명회 때 리더분의 말씀과 동일하단 생각이 들었다.

 조금 더 알아보니, 많은 현 혹 전직자(코워커의 대부분인 판매 및 고객지원팀)가 높은 업무 강도에 비해 낮은 급여를 단점으로 지적했다. 정말 장점은 칼퇴, 야근 없음이 전부였던 것 같다. 이때 환상이 조금 깨졌다.

 그리고 이케아는 내부 직무 이동이 많다고 했다. 외부공고를 내기 전에 내부에서 지원자를 뽑고, 똑같이 면접을 진행한다고 했다. 한 분야에 오래 계시는 분들도 있는데, 그렇다고 임금 인상이 큰 것 같진 않다.

 내부 직무 이동도 있고, 승진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하지만 코워커에서 매니저나 리더급에 승진 시 영어가 필수적이다. 아무래도 외국계 회사니, 외국인 리더 혹은 매니저가 매장에 있고 그들과 그리고 본사와 소통하기 때문에 영어를 잘해야만 한다. 그게 안된다면 임금 인상이 거의 없는 코워커로 남아있는 셈이다.

 이케아 좋은 복지중 하나가 자체적으로 회사 어린이집이 있지만, 수용인원이 크지 않아 추첨제로 뽑는다고 한다. 근데 직원 중 압도적인 수인 매장 코워커들은 모두 다 교대근무인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뭐 어쨌든 내가 19년 여름에 지원할 당시엔 기흥점과 동부산점이 오픈이 가까워지면서 대규모로 채용이 시작됐다. 나는 위와 같은 장, 단점들을 비교해보고 지원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돈 욕심이 크지 않다면 이케아는 너무도 달콤한 곳이었다. 그래서 지원했다. 발표는 한 달 정도 소요된다고 했는데, 거의 일주일 만에 메일이 왔고, 당장 3일 뒤에 1차 면접이 잡혔다. 사실 서류가 통과될지는 몰랐고, 나는 한글 공고문이 올라온 고객지원팀 코워커로 지원했었다.

 메일엔 1~2분 내외 자기소개를 준비하란 말이 있었다. 부서나 지점에 따라 영어를 준비하란 말도 있었다고 한다. 쨌든 광명 이케아에 도착해서 대기했고, 정해진 시간이 되니 안쪽 사무실로 이동하고 그 안에 어떤 룸에 들어갔다.

 아 사무실 안에서 바라보는 뷰는 좋더라. 광명이 약간 본진급이라 그런지 외국인 이케아 직원들도 꽤 보이고 말이다.

이케아 취업 후기 - ikea chwieob hugi

 사무실 내 회의실 같은 방에 들어가는 데, 테이블 별로 3~4명씩 자유롭게 앉고, 그게 자신의 조가 된다. 그때 같이 본 면접자들은 17명 정도였던 걸로 기억한다. 나를 포함한 2명 빼고, 나머진 30대였고, 여자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경력단절자 여자분들이 지원을 많이 하는 것 같은데, 내가 봐도 그분들 혹은 나이가 좀 있으신 분들에게 이케아는 정말 좋은 곳이라 생각한다.

 다만, 사전 조사를 했던 나와 달리 몇 분들은 교대근무와 잦은 주말근무라는 걸 잘 모르시고, 알고나서 그 자리에서 실망하신 분들도 꽤 있었다. 나는 풀타임 근무로 지원을 했지만, 다른 분들은 32, 20시간 등이었다. 부서별로 면접을 보지만, 시간대로 또 그룹을 나누는 것 같진 않는 것 같다.

 면접관님들이 자기소개를 한 후, 이케아에 대한 설명을 간략히 해주신다. 나는 이미 많이 들었던거라 다 아는 내용이었다. 다만 지원한 직무에 대한 설명을 보다 자세히 얘기해주는데, 이 점은 좋았다. 이케아 직무에 대한 설명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설명이 끝나면 잠깐의 쉬는 시간 후 자기소개가 시작된다. 한분 한분 자기소개가 끝난 후에는 그룹과제를 시작한다. 지점과 직무마다 이 과제는 다른 것 같다.

 면접관께선 평소 말하듯 자유롭게 자신을 표현해달라고 했지만, 당시 나는 생애 첫 면접이기도 하고, 자기소개 시간에 전형적인 기업 면접?처럼 했다. 하지만 나를 제외하고 다른 분들은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자기소개를 했다. 준비를 안 했다는 게 아닌 편안하고 자유롭게 말하는 느낌? 2분 시간이 넘으면 알람이 울리지만, 제재하진 않았다.

 그룹과제와 발표까지 진행하는 동안 면접관들이 참관하고, 돌아다니면서 무언가 평가하는데, 무엇을 보고 평가하는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이케아의 인재상에 맞는 행동을 하는지일까?

 나는 발표 때 질문을 몇개 받았는데, 윽 나한테만 꽤나 날카로운 질문이었던 것 같다. 관심이 있는 건가 라고 생각도 잠깐 했는데, 그냥 꼬투리를 잡힌 듯했다.

 모든 조의 발표가 끝나면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질문 시간을 준다. 이때 기흥점의 경우 위치가 외딴곳에 있어서, 근처에 대중교통이 없는데, 셔틀버스 지원은 없고, 무조건 알아서 출퇴근이라 했다. 모든 직원들이 교대근무라 시간대가 다양해서 힘들다고 한다. 흐으음,,,차 없는 사람은 어떡하라는거지. 그래도 글로벌 공룡 기업인데,, 흐으음,,, 이때 조금 실망했다. 지금도 기흥점은 차선이 좁고 IC로 나가는 쪽이라 차가 몰리면 답이 없다. 대중교통 및 교통 인프라가 개선이 된다고는 하는 데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면접이 끝난 뒤 2주 내에 합불 여부를 알려준다고 하셨다.

 면접은 3시간 좀 안되게 진행됐고, 정말 편안하게 진행되고, 면접관님들 모두 친절해서 너무 좋았다. 아 복장은 자유롭다. 예전에 슬리퍼에 반바지 입고 온 사람 합격했다고 면접관분들 중 한 분이 말씀하셨다. 하지만 진짜로 그렇게 가면 안 되겠지,,? 나를 포함해서 보통 슬랙스에 운동화나 단화를 신고 상의는 깔끔하게 입고 왔다.

 2주 안에 연락을 준다고 했고, 나는 10일 정도 지났을 때 탈락 메일이 왔다. 2차 면접을 보게 된 분들은 더 빠르게 합격 메일을 받았던 것 같다.

 관심이 있었으니 가벼운 마음으로 보자! 돼도 안 갈지도 몰라! 라는 다소 자신감과 건방진 마음으로 면접을 봤지만, 사실 잘 보이려고 애쓴 것 같다. 그리고 막상 기다리는데 되게 떨리기도 했고, 탈락하니까 되게 울적했다. 꾸준히 관심을 갖고 본 기업이니까 그런 것 같다. 지금은 전혀 아니지만 말이다.

 내가 본 이케아를 단편적으로 정리하자면.

1. 이케아의 장점은 안정적인 편, 정시 퇴근, 본인 일만 잘하면 됨, 내부 직무 이동 가능, 자유로운 연차 사용 가능

2. 단점은 높은 업무 강도에 비해 낮은 급여, 일정하지 않는 근무시간과 거의 필수적인 주말 근무

3. 승진을 위해선 영어가 필수적 그리고 이건 내가 일해보지 않아서 모르지만, 체계가 조금 부족하다는 얘기가 있었다.

+ 40시간 만을 보고 지원한 근무자를 32시간이나 20시간으로 시간대 변경할 수 있는지 요청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고객지원팀의 경우 30대, 아이를 키우는 젊은 엄마들의 지원율이 높았다. 학벌과 나이를 보지 않는 만큼 특정 계층에 있는 분들에겐 이케아는 정말 좋은 기회라는 생각이 든다. 일반 코워커의 경우 전문성을 요구하는 것 같진 않았기에 더더욱.

 하지만 돈과 커리어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맞지 않는 기업이라 생각한다. 게다가 부서나 지점에 따라 코워커도 영어실력을 요구하는 곳이 있다고 하는데, 그만큼 영어를 한다면 더 높은 급여를 주는 곳에서 일할 수 있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알아보며 느낀 이케아는 좋은 곳이다. 다만 한국으로 들어오면서 어느 정도 헬적화가 된 것 같기도 하다. 어쩌면 과도기일지도 모르고, 그래서 그런지 장단점이 내게는 뚜렷해 보였다. 나는 저런 단점이 느껴졌음에도 불구하고, 일 해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지원을 했으니까 말이다. 너무 먼 얘기지만, 나중에 중장년층일 때에도 이케아가 여전히 건재하고 같은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면 지원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