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채경 박사 프로필 - simchaegyeong bagsa peulopil

국내 과학자가 전 세계 달 연구를 이끌어갈 과학자로 꼽혔다. 주인공은 경희대 우주과학과의 심채경(沈採耕·37·사진) 학술연구교수. 세계적인 과학저널인 '네이처'는 지난 11일 발간된 최신호에서 "심 교수 등 젊은 과학자 5명이 50년 동안 달 연구를 좌우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네이처는 인류의 달 착륙 50년을 기념해 이번 특집 기사를 실었다. 네이처는 심 교수를 '토양 탐정'이라고 소개했다. 심 교수의 전공은 우주 풍화. 달은 대기가 없어 토양이 크고 작은 운석과 고에너지 태양 입자에 노출되면서 입자가 깎이고 색이 달라지는 풍화 과정을 겪는다. 네이처는 심 교수가 "올해 달 토양의 철분 함량에 따라 풍화 정도가 달라진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아냈다"며 "이는 달 착륙선이 어디에 내릴지 판단하는 데 유용한 정보가 된다"고 했다.

심 교수는 현재 한국 달 탐사 프로젝트에서 달 토양 입자의 크기와 풍화 정도를 감지할 특수 카메라를 개발하고 있다. 이 카메라는 오는 2020년부터 달 궤도를 선회할 한국 무인(無人) 탐사선에 실린다. 그는 "그동안 외국 데이터를 사용하면서 그 나라 국민이 낸 세금의 성과를 이용한다는 점에서 마음이 편치 않았다"며 "앞으로는 우리나라 달 탐사 장비에서 나온 데이터를 다른 나라와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심 교수는 경희대 우주과학과를 나와 대학원에서 토성의 위성인 타이탄을 연구해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박사학위를 받던 2014년 정부가 달 탐사 프로젝트를 발표해 연구 주제를 달로 바꿨다"고 말했다.

네이처가 심 연구교수 외에 꼽은 다른 과학자 4인은 달의 광물 분포 지도를 만들고 있는 인도 물리연구소의 메가 바트 박사,달 암석을 분석하고 있는 미국 존슨우주센터의 제시카 바네스 박사,달에서 날아온 운석을 찾고 있는 영국 맨체스터대의 캐서린 조이 박사,중국 달 탐사선 프로젝트에 참가하고 있는 베이징대의 웬제 파 박사다.

이영완 과학전문기자

출처 조선닷컴

잡스엔

심채경 박사 프로필 - simchaegyeong bagsa peulopil

심채경 경희대 우주탐사학과 연구교수. 네이처 제공

국제학술지 ‘네이처’가 아폴로 11호 임무 50주년을 맞아 미래의 달 연구를 이끌 차세대 젊은 과학자 5명을 조명하며 한국 과학자를 이름에 올렸다. 네이처는 최근 2021년 이후로 발사가 연기된 한국 첫 달 탐사선의 과학 임무용 탑재체 개발에 참여 중인 심채경 경희대 우주탐사학과 연구교수(사진)를 달의 표면 토양인 ‘표토’ 전문가로 꼽으며 달의 환경을 연구하는 전문가라고 소개했다.


네이처는 10일 “닐 암스트롱이 역사적인 발자국을 내딛은 지 50년이 지난 최근 전세계 여러 나라가 달 탐사 임무를 시도했거나 시도하고 있다”며 관련 국가의 연구자를 중심으로 대표적인 젊은 달 연구자를 소개했다. 


심 교수는 최영준 한국천문연구원 우주과학본부장과 김성수 경희대 우주탐사학과 교수 등과 달 탐사선에 탑재할 과학 탑재체 가운데 하나인 ‘편광 카메라 ‘폴캠(PolCam)’을 개발하고 있다. 편광은 빛의 고유한 특성 가운데 하나다. 심 교수팀은 편광 카메라의 측정 데이터를 이용해 달 표토의 크기를 정밀하게 관측하고 이를 바탕으로 달의 풍화 상태를 추정하는 연구를 할 예정이다.

심 교수는 “편광 카메라가 달 탐사선에 본격적으로 탑재돼 궤도 관측을 하고 편광 지도를 만드는 거은 처음”이라며 “다른 나라에서 하지 않았던, 한국이 달 과학 분야에서 주도할 수 있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그는 네이처와의 인터뷰에서도 “그 동안 다른 나라 국민이 낸 세금으로 얻은 데이터로 연구를 한다는 데 불편한 마음이 있었다”며 “(달탐사선 및 과학 탑재체를 이용해) 한국의 데이터를 다른 나라의 과학자들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심 교수팀은 최근에도 달 표토의 밝기가 표토의 철 함량과 관련이 있으며 달 표면에서 관측되는 비정상적으로 밝은 부위(루나 스월 등) 일부는 ‘우주 풍화’에 의해 철 성분의 함유량이 바뀌어서라는 사실을 학술지 ‘이카루스’에 밝히는 등 표토 연구를 지속해 왔다. 2017년에도 탐사선 셀레네의 데이터를 이용해 달 충돌구(크레이터)의 동서남북 방향 경사면의 광학적 특성이 각기 다르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그 원인으로 우주풍화를 꼽는 연구 결과를 ‘지구물리연구레터스’에 발표했다.

우주 풍화는 미세한 운석이나 태양풍이 천체에 충돌하는 등의 이유로 표토의 색이나 성분을 변화시키는 현상이다. 달은 특히 대기가 거의 없기 대문에 이 현상이 지구보다 두드러진다. 심 교수는 “이런 현상을 연구해 해당 지역의 지질학적 역사를 밝힐 수 있다”고 말했다. 달 표토의 성분은 달 착륙선의 착륙 예정지를 결정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심 교수는 달 연구 이전에는 원래 행성과 위성 전문가였다. 토성 위성 타이탄의 대기 입자 성분을 연구해 2014년 박사 학위를 받았다. 태양계 행성 전문가도 열손가락 안에 꼽는 국내 현실에서 행성도 아닌 위성 전문가가 탄생해 천문학계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당시 심 교수는 미국의 탐사선 카시니가 공개한 빛 파장 분석 데이터(스펙트럼)를 이용해 타이탄의 독특한 먼지형 대기입자가 알케인이라는 고분자 탄화수소일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밝혔다.


타이탄 전문가로 본격적인 연구자의 길로 들어섰지만, 한국에서 타이탄의 데이터를 직접 생산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매우 낮다. 지구의 위성인 달 연구에 뛰어든 이유다. 하지만 심 교수는 지구와 달 너머 다른 행성으로 연구 범위를 다시 넓혀 가고 있다. 그는 “우주 풍화 연구를 (비슷하게 대기가 거의 없는 행성인) 수성으로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네이처는 그 외에 올해 초 세계 최초로 달의 뒷면에 착륙하는 데 성공한 중국의 달탐사선 창어 4호의 과학연구팀에서 레이더를 연구하는 파웬즈 중국 베이징대 연구원, 달 원격탐사 전문가인 메가 바트 인도국립물리학연구소 연구원, 달에서 유래한 운석을 찾는 캐서린 조인 영국 맨체스터대 연구원, 월석을 연구하는 제시카 반스 미국항공우주국(NASA) 존슨우주센터 연구원 등을 차세대 달 연구자로 소개했다.
 

심채경

  • 학력 경희대학교 우주과학과·우주탐사학과 학사
    경희대학교 우주과학과·우주탐사학과 석사
    경희대학교 우주과학과·우주탐사학과 박사
  • 경력 한국천문연구원 근무

2021.04.26. 업데이트 작가 프로필 수정 요청

천문학자. 행성과학자. 경희대학교 우주과학과·우주탐사학과에서 학사·석사·박사과정을 모두 마치고 박사후연구원, 학술연구교수로 신분을 바꿔가며 20여 년간 목성과 토성과 혜성과 타이탄과 성간과 달과 수성을 누볐다. 현재는 한국천문연구원으로 자리를 옮겨 달 탐사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2019년 『네이처』가 달 착륙 50주년을 맞아 미래의 달 과학을 이끌어갈 차세대 과학자로 지목했다. 언제 회신될지 모를 신호를 우주에 흘려보내며 온 우주에는 과연 ‘우리뿐인가’를 깊이 생각하는 무해한 사람들과 그들이 동경하는 하늘, 자연 그리고 우주를 동경한다.

네이처는 인류 달 탐사 50주년(2019년)을 맞아 미래 달 탐사를 이끌 과학자 5명을 지목했다(관련기사). 메가 바트(Megha Bhatt), 제시카 반스(JESSICA BARNES), 캐서린 조이(KATHERINE JOY), 웬제 파(WENZHE FA) , 그리고 우리나라의 '심채경' 박사다. 

네이처는 심 박사가 토성의 위성 '타이탄'을 연구하던 정통 '위성 전문가'에서 달 토양의 '우주풍화'를 연구하며 '달 과학자'로 분야를 넓힌 점을 주목했다. 

심 박사는 국내에 몇 없는 행성과학자이자 여성 천문학자다. 국내외에서 미래 50년간 달 탐사를 좌우할 차세대 젊은 천문학자로 주목받고 있다. 그는 경희대학교 우주과학과·우주탐사학과에서 학·석·박사를 모두 마쳤다. 학술연구교수를 거쳐 지금은 한국천문연구원에서 'CLPS' 한국 프로젝트에서 실무를 맡고 있다. 

'CLPS(Commercial Lunar Payload Services)'는 달 탐사, 상업용 탑재체 개발을 목적으로, 미 항공우주국(NASA)과 협업하는 국제 프로젝트다. 또 한국형 시험용 달 궤도선(KPLO)에 들어갈 편광 카메라를 개발하는 팀에도 참여 중이다. 

최근엔 책을 냈다. 천문학자의 일상이 담긴 따듯한 에세이다.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자신을 천문학자라고 소개할 때마다 듣는 "별 많이 보세요?"라는 질문에 미리 대답한 제목이다. 과학과 에세이의 오묘한 조합이 신선하다는 평가다. 혹자는 이공계와 인문학의 강점을 두루 갖춘 그들 두고 축복(?) 받았다고 말한다. 그럴까. 천문연을 찾아 심채경 박사를 만나보았다.
 

심채경 박사 프로필 - simchaegyeong bagsa peulopil

지난 2월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를 출간한 심채경 한국천문연구원 선임연구원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김효원 수습기자]

 
◆ 5살부터 쓴 일기, 문이과 '경계형' 과학자

"5살부터 일기를 썼어요. 알게 모르게 글쓰기의 자산이 됐죠."

심채경 박사는 스스로를 '경계형' 인간이라고 말했다. "글자가 좋았어요. 샴푸에 써있는 깨알같은 글씨들을 빠짐없이 읽기도 했어요." 어린시절에는 과학보다 문학을 더 좋아했다. 마음을 비우기 위해 썼던 일기는 차곡차곡 쌓여 그만의 자산이 됐다. 

'경계형' 과학자의 '글자 사랑'은 본업에서도 빛을 발한다. 과학자의 또 다른 이름은 'Author', 논문을 쓰는 '저자'다. 논문 뿐만 아니라 보고서, 연구제안서, 사업제안서 등 '글쓰기'는 언제나 필요하다. 심 박사는 특히 천문학처럼 국제 공동연구가 많은 학문에서는 이런 언어적 소통 능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글쓰기와 영어를 잘하면 논문을 잘 쓰고, 다른 연구자와 활발히 협업할 수 있어요. 자연과학은 '팀'을 이뤄서 공동연구하기 때문에 각자 잘하는 방식으로 일에 기여하고 시너지를 만들면 돼요." 과학자이지만 에세이를 쓴 것도 같은 이유이다. 자신만의 쓰임새를 찾았기 때문이다.

◆ 천문학자 일상도 '과학'

그가 가장 좋아하는 장르는 '소설'이다. 책을 낼 수 있었던 것도 심 박사가 가장 좋아하던 소설가 '김영하' 작가의 영향이 있다. "김영하 작가님이 문학동네에서만 책을 내요. 어느 날 문학동네 편집자가 제가 쓴 기고문을 봤다며 연락이 왔어요. 멀뚱멀뚱 첫 만남에 무슨 얘기를 할까 했는데 '책을 쓰자!'는 거예요. 김영하 작가님이 책을 내는 출판사인데, 거절을 할 수가 없었어요." 

처음에는 무슨 글을 쓸 지, 어떤 책을 쓸 것인지도 정하지 않은 백지 상태였다. 어떤 글을 써야할 지 갈피를 잡지 못한 채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천문학을 소개하고, 지식을 전달하는 책은 쓰고 싶지 않았어요. 제가 그럴 '깜냥'도 아니라고 생각했고요. 저는 이제 갓 박사 학위를 딴 일종의 '신입'이었거든요." 대신 '내가 할 수 있는 일, 쓸 수 있는 글'을 쓰기로 했다. 

기골이 장대한 천문학 교수님이 칠판에 작고 귀여운 별을 그리던 모습, 연구실 사람들과 매주 가던 쌀국수집에서 처음으로 연구주제를 받았던 일, 보현산 천문대에서 토성의 위성 타이탄을 찍기 위한 수 년간의 시도 등.
 

심채경 박사 프로필 - simchaegyeong bagsa peulopil

천문학자 심채경의 에세이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에는 천문학자의 일상이 고스란히 담겼다. [사진=문학동네 제공] 

천문학자의 일상이 문학적 감성과 만나자 전에 없던 새로운 '에세이'가 탄생했다. 그래서일까. '에세이'지만 곳곳에서 과학자의 끼(?)가 드러난다. 어린왕자 책을 읽다가도 노을을 가장 오랫동안 볼 수 있는 행성이 수성이라고 알려준다거나, 자라나는 아이들을 보며 태양계 바깥을 향해 나아가는 '보이저호'를 떠올리기도 한다. 

"저는 에세이를 쓰면서 '과학적'인 내용이 거의 없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편집자의 생각은 달랐다. 편집자는 "충분히 과학적인 내용들이 많다"며, 천문학자의 일상을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바라봤다. "재밌었어요. 제 일을 설명하기 위해 과학이 아주 약간 들어갔는데, 이걸 신기해하는 반응들이 재밌었던 것 같아요." 

자신의 경험을 통해 긍정마인드의 중요성도 전한다. "수학과 과학보다는 문학에 관심이 더 많았고, 또 저보다 실력이 뛰어난 친구들을 보면서 좌절을 많이 느끼기도 했어요. 하지만 지나고 보니 각자 쓰임이 다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유학을 다녀오지 않아도, 서울대를 나오지 않아도, 천재 과학자가 아니더라도 괜찮아요.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따로 있어요. 그 생각이 책을 쓰게 된 원동력이 됐어요."

심채경 박사는 '작가'라는 말보다는 '천문학자'가 더 좋다고 했다. "저는 현장에서 더 여물어야 하는 과학자에요. 과학자라는 본업이 가장 중요한 사람으로 남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