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 지붕 불법 - ogsang jibung bulbeob

[충남일보 김의상 기자] 최근 충북 충주지역에서 불거진 건물 옥상의 강판 지붕 설치 시설의 ‘불법 건축물’ 논란이 인근 제천시와 괴산·단양군 지역으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본보는 6월22일 제천시 단양로에 거주하는 시민으로부터 자신의 건물 옥상에 설치한 강판 지붕과 관련한 문의 전화를 받았다.

먼저 자신을 제천시 단양로에 거주한다고 밝힌 A 씨(55)는 “지난 6월17일 본보 1면에 게재된 충주지역 내 옥상에 강판 지붕 설치한 건물주 ‘범법자’ 전락 신세 위기와 관련 기사를 읽었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나도 건물 옥상에 강판 지붕을 설치했는데, 진짜 내 건물 옥상에 설치한 강판 지붕이 불법시설이냐? 만약 방수를 위해 씌운 지붕이 불법으로 확인되면 과태료가 그렇게 많이 나오냐, 얼마나 나오냐”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한 채 떨리는 음성으로 문의했다.

본 기자는 이날 A 씨와의 전화에서 문득 ‘주민들 스스로 생활편의와 방수를 위해 설치했을 텐데 괜히 여론화 했나’ 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치며 미안한 마음과 함께 가슴이 먹먹해지는 기분을 느꼈다.

이어진 A 씨와 통화에서 “최근 본보가 기사화했듯이 실제 인근 충주시에서는 지난 2017년 11월 발생한 포항 지진 이후 2018년부터 증축 신고를 하지 않고 건물 옥상에 설치한 강판 지붕이나 시설물 등은 인허가 대상으로 건축법에 저촉돼 ‘불법건축물’로 적발되는 건물주들도 날로 증가추세로, 안전사고에 대비 무허가 등 ‘불법건축물’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한 후 현행 건축법과 관련해 개인적 소견을 덧붙여 전했다.

A 씨는 “앞으로 정말 저놈의 지붕 때문에 걱정이 태산”이라며 “왜 제천시나 동사무소 직원들은 도대체 뭐가 그리 바쁘길래 이러한 주민들의 생활편의와 관련해 중요한 문제를 제대로 된 홍보 한 번 안하고 있는지 한심할 뿐”이라고 분개했다.

그러면서 “지역 내 건축업자들 대부분 옥상 지붕 설치는 위법이 아니라고들 설명해 약 1000여만원이 넘는 큰 돈을 들여 지붕공사를 했는데 이게 불법이라니, 설치한 지붕 철거에 드는 비용은 또 얼마나 많이 들어야 할는지” 혀를 차며 원망 섞인 탄식을 했다.

이날 본보는 제천시 해당 부서에 옥상 지붕 설치와 관련 정비계획과 건축법상 2017년 이후 내진설계 대상이 강화돼 2017년 이전 주택의 증축은 거의 불가능한 상태인데, 현재 제천시는 옥상에 설치된 강판 지붕 등 ‘불법건축물’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냐고 문의했다.

돌아온 건 의외의 대답과 참으로 한심하기 짝이 없는 개탄스러운 상황에 직면했다.
시 관계자는 오히려 본 기자에게 “옥상에 지붕 설치하는 것이 불법이냐”고 되물었다.

제천시 해당 부서는 지역 내 얼마만큼의 불법 사항이 발생하고 있는지 그 실태조차 파악해 놓지 않은 상태였다.

위반 건축물 현황 파악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전무한 상황으로 확인된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역 내 위반 건축물에 대한 홍보나 정비계획도 아예 파악되지 않았다.

이날 제천시 해당 부서로부터는 노후 된 건물이나 주택 옥상에 설치한 지붕과 관련 어떠한 해명이나 앞으로의 정비계획에 대한 방안은 들을 수 없었다.

결국, 이날 제천시청 관계자와의 통화는 해당 부서 직원들의 전형적인 탁상행정으로 인한 졸속 무능 행정의 표본은 물론, 근무 태만과 직무 유기에 의한 피해가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는 상황을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

최근 노후 된 건물의 균열과 누수, 결로 방지를 위해 옥상에 강판 지붕을 설치해 사용하는 건물주들이 매년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또 전국의 수많은 건물주 또한 노후 된 건물의 균열과 누수·결로 방지는 물론, 입주민 편의를 위해 옥상에 지붕공사를 불법으로 추진, 사용하는 빈도도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증축 신고를 하지 않고 건물 옥상에 설치한 강판 지붕이나 시설물 등은 인허가 대상으로 건축법에 저촉돼 ‘불법건축물’로 적발되는 지역 내 건물주들이 날로 증가추세다.

이런 가운데 전국 각지에서는 ‘불법건축물’ 적발 증가는 관할 관청이나 해당 부서의 건축법 홍보 부족에 따른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는 상태다.

건축법 14조(건축신고)는 건축주의 증축 신고를 의무화하고 있다.

특히 주택의 경우는 구조 안전(내진설계) 대상이 되며, 일조권과 도로 사선제한에도 적합해야 허가를 받아 설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건축법상 2017년 이후부터는 내진설계 대상이 강화돼 2017년 이전 주택의 증축은 거의 불가능한 상태다.

건축법 14조에 따라 증축 신고를 하지 않고 건물 옥상에 설치한 강판 지붕이나 시설물 등은 인허가 대상으로 건축법에 저촉돼 ‘불법건축물’로 적발될 수밖에 없다.

적발된 ‘불법건축물’ 건물주는 관할 관청으로부터 철거명령과 함께 2회에 걸쳐 시정명령을 받는다.

관할 관청의 시정명령에도 ‘불법건축물’을 철거하지 않은 건물주는 형사소송법 제234조에 의해 고발조치 돼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여기에 원상회복 미 이행시에는 이행강제금도 부과되며, 자칫하다간 ‘범법자’로 전락하는 신세 위기를 맞을 수 있다.

한편, 제천시와 인접한 충주시는 지난해 139건의 ‘불법건축물’을 적발해 13건을 고발 조치했으며, 73건을 정비 조치했다. 66건에 대해서는 정비를 추진 중이다.

적발 139건 중 106건에 대해선 1억9500여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