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한복 특징 - joseonsidae hanbog teugjing

[한복원정대 2탄] 한복은 다 똑같다?! 조선시대부터 오늘날까지 한복.잘.알 되어봐요!

조선시대 한복 특징 - joseonsidae hanbog teugjing
한복진흥센터2020. 10. 20. 10:56

삼국시대부터 고려시대까지 한복의 변화를 소개해드렸던 지난 1편에 이어, 2편에선 조선시대부터 오늘날까지의 한복을 알려드릴게요.

조선시대의 복식은 아마도 여러분께 가장 익숙할 한복이기도 할 텐데요, 조선시대에서도 시기별로 어떤 차이가 있는지 정리해봤어요. 또, 개화기 이후로 우리 의복에 생긴 변화들을 함께 살펴보도록 해요. 한복원정대와 두 번째 여행을 떠나볼까요?

조선 시대는 건국 초기까지 고려의 복식이 그대로 유지되었으나 점차 특유한 형태로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유교 국가였던 조선은 성리학을 통치이념으로 삼았기 때문에, 성리학에서 중요시하는 예(禮)가 곧 법이고 인간 생활의 규범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예를 차릴 때 입는 예복(禮服)이 조선 시대 복식의 특징 중 하나로 자리 잡았죠.

조선시대 한복 특징 - joseonsidae hanbog teugjing

조선 후기 문신 서매수 초상 ⓒ국립대구박물관

조선시대 법전『경국대전』 『국조오례의』등에선 왕실과 양반 계층 등 각 신분의 복식을 자세히 규정하고 있는데요, 의복의 색상·문양·소재·장신구 등에 차이를 두어 신분을 나타냈답니다.

조선시대 한복 특징 - joseonsidae hanbog teugjing

조선시대 복원 복식(왼쪽부터 16세기, 19세기, 18세기, 18세기 복식)

사진제공 재단법인 아름지기 ⓒ이종근

조선 초기 여성이 입던 저고리는 고려의 저고리처럼 허리선까지 내려왔어요. 서민 여자는 두루마기를 입을 수 없었고 얼굴을 가리는 쓰개로 장옷이나 천의만 사용할 수 있었어요. 또, 치마는 오른쪽으로 여며 입어 왼쪽으로 여며 입는 양반과 구분했지요.

반면 조선왕조 여성은 활옷, 당의 등 화려한 예복을 입었답니다. 혼례 등 예를 갖춰야 할 행사가 있을 때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궁중복식으로 차려입었는데요, 여러 장식이 달린 가체를 쓰고 금박을 두른 옷을 입었죠. 치마는 스란치마가 유행했어요. 치마 아랫부분 한 단을 금박으로 장식했던 스란치마는 높은 신분의 여성만 입을 수 있었어요. 금박이 두 단 있는 치마는 대란치마라고 부르며 스란치마나 전행웃치마 겉에 둘러 입었던 예복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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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두루마기(좌), 겹도포

사진제공 재단법인 아름지기 ⓒ이종근

조선 초기 남성은 외출복이 발달해 의복이 다양했어요. 단령, 답호, 철릭, 액주름포 등 겉옷인 포의 종류가 많다 보니 여성보다 더 색다르게 스타일링할 수 있었답니다. 하지만 역시 엄격한 신분제도 때문에 서민과 양반, 궁에서 입는 복식이 달랐지요.

조선시대 한복 특징 - joseonsidae hanbog teugjing

조선시대 한복 특징 - joseonsidae hanbog teugjing

조선 17세기 중반 무명 저고리(좌), 모시적삼 ⓒ국립대구박물관

서민들은 의복에 사용할 수 있는 직물, 문양, 색 등에 제한이 있었기 때문에 흰색에 아무 무늬도 없는 면직물이 기본 복식이었다고 합니다. 양반은 저고리 위에 포를 입고 머리에는 망건을 둘렀어요. 그리고 다양한 관(冠) 또는 흑립(黑笠)을 썼지요. 벼슬을 한 나라의 관리들은 직책에 따라 옷을 달리 입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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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16세기 복원 복식

사진제공 재단법인 아름지기 ⓒ이종근

16세기 여성의 저고리는 허리를 덮을 정도의 길이로, 몸을 완전히 가릴 만큼 품이 넓었어요. 그리고 직선의 일자 형태가 두드러졌지요. 18세기 들어 저고리 길이가 짧아져 치마허리가 드러났고, 치마는 허리 선 보다 위로 올려 입기 시작했아요. 점차 저고리가 가슴선까지 올라와 상체는 품이 작지만, 하체는 풍성한 실루엣이 유행했어요. 이러한 실루엣을 ’하후상박‘(下厚上薄)이라고도 하지요.

직선형이었던 저고리는 19세기 들어서 곡선을 띄게 돼요. 소매와 도련이 둥글게 바뀌었죠. 저고리는 더욱 짧아지고 품이 좁아져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의 저고리가 가장 짧았다고 해요. 저고리 길이가 짧아지면서 치마는 더 위로 올려 입고 길이가 길어졌어요. 상체에 딱 맞는 저고리 위에 조끼 형태의 배자를 덧입는 스타일링이 유행했다고 합니다.

19세기 말~20세기 초, 개항 이후 서양 문물이 들어오면서 서양 옷과 구분되도록 우리 옷을 지칭하는 ’한복‘이라는 단어가 사용되기 시작했답니다. 1876년 강화도 조약 체결부터 1910년 한일 합방 전까지를 ’개화기‘라고 부르는데요.

사회 전반에 큰 변화가 일어나던 시기인 만큼, 한복에도 그 시대성이 반영됩니다. 먼저 문무백관(문관과 무관을 포함한 모든 관리)이 입던 관복이 간소화됐죠. 고종은 1884년 ’갑신의제개혁‘을 통해 관복을 오로지 흑단령으로 하고, 원들이 등청할 때 입는 사복을 소매가 좁은 착수의로 개혁합니다. 이는 조선의 기존 제도가 가진 격식을 유지하면서도 서양의 실용을 받아들인 정책이었어요. 인습과 전통을 바꾸려던 이 시도는 잘 시행되지 않다가 갑신정변으로 인해 복고(復古)되었죠.

그로부터 10년 후인 1894년, 1895년에 진행된 갑오·을미 개혁을 통해 소매가 좁은 포인 두루마기를 신분과 관계없이 입는다는 생각이 일반화됩니다. 1895년 연말에는 단발령이 반포되어 상투를 틀어 올렸던 풍습이 폐지되고 긴 머리를 짧게 자르게 되었어요. 무관은 육군과 경찰로 분화되어 서양식 제복을 도입했고, 1897년 대한제국 선포 후에는 황제와 황태자까지 단발에 서양식 군복 입은 모습이 확입됩니다. 1900년에는 문관복장규칙이 제정되면서 관복은 서양식으로 완전히 바뀌게 되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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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한복 특징 - joseonsidae hanbog teugjing

남성용 두루마기(좌), 여성용 두루마기 ⓒ국립민속박물관

이 시기 일상복으로는 두루마기가 개화기 대표 복식으로 자리 잡습니다. 소매통이 좁고, 옆트임이나 뒤트임 없이 두루 막혀 있는 서양식 코트 같은 형태로 신분 상관없이 누구나 입을 수 있던 외투인데요, 소매를 짧고 좁게 만들어 편리함을 도모했어요. 남자, 여자 모두 두루마기를 입을 수 있었지만 주로 남자 겉옷으로 많이 쓰였어요.

또 조끼와 마고자가 등장합니다. 조끼는 양복의 베스트(vest)를 우리 옷에 도입한 것이었는데요, 조끼 위에는 마고자를 입었지요. 이때 저고리, 바지, 조끼, 마고자 착용이 일반화되어 남성 한복으로 정착됐답니다.

여성 한복도 큰 변화를 맞이했어요. 그동안 여성들은 남성에 비교해 활동에 제약이 있었는데요, 개화기 민중 계몽과 교육 등으로 여성의 활동 범위가 늘어나게 됩니다. 자연스레 여성 한복도 간편하게 바뀌었죠. 특히 바깥에서 얼굴을 가리기 위해 착용했던 장옷과 쓰개치마가 사라졌어요. 짧았던 저고리는 길어지고, 치마는 통치마를 입게 됐죠. 속옷 착용도 복잡했지만, 속바지나 속치마로 간편해졌다고 해요.

조선시대 한복 특징 - joseonsidae hanbog teugj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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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년대 저고리 ⓒ국립대구박물관

1930~40년대는 한복의 간소화와 실용화에 주목했어요. 가슴선까지 짧게 올랐던 저고리의 길이가 허리선까지 내려오고 품도 여유 있게 커졌답니다. 소매의 진동과 소매통도 둥글고 넓게 바꿔 편리하게 만들었죠. 저고리를 여미던 고름은 짧아지거나 단추나 브로치로 대체되기도 했어요.

이전과 다른 소재도 사용됐습니다. 한복은 주로 면, 마, 비단 등 견직물로 만들었지만, 근대에 들어서 양장지로 저고리나 치마를 만들기도 했어요. 모슬린이나 서지와 같은 모직물과 인견 등 수입 직물도 쓰였죠.

20세기 중반부터는 편리한 일상복이자 실용적인 예복으로 입던 한복에 서양 스타일이 더해졌어요. 저고리 길이는 앞면이 뒷면보다 조금 더 짧아졌고 소매 곡선은 더 둥글어졌답니다. 고름은 리본처럼 묶기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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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 금박 치마저고리(이리자 作) ⓒ이리자전시관

특히 1970년대에는 한복에 큰 발전이 일어났는데요, 바로 1세대 한복 디자이너 故 이리자 선생님께서 개발한 한복 패턴입니다. 1960년대 말 한복 치마를 개선하기 위해 고민하셨던 이리자 선생님은 서양식 치마의 A 라인 패턴을 한복 치마에 적용했어요. A 라인 패턴으로 치마 폭이 훨씬 넓어지고 풍성해졌죠. 또, 저고리는 통으로 쉽게 제작할 수 있도록 소매 진동선이 없는 저고리 패턴을 개발하셨지요.

이러한 변화를 바탕으로 2000년대로 들어서며 훨씬 다양한 모습의 한복이 등장합니다. 한복진흥센터에서 한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신진 디자이너를 발굴하기 위해 진행하는 <한복디자인 프로젝트>에서도 엿볼 수 있지요.

조선시대 한복 특징 - joseonsidae hanbog teugjing

조선시대 한복 특징 - joseonsidae hanbog teugjing

(좌)중치막과 직령 셔츠저고리 ⓒ리슬

일월오봉도 한복 셔츠 ⓒ하플리

현대의 일상복과 거의 다르지 않은 생활한복이 활성화되기도 했어요. 무관이 입던 철릭을 활용한 원피스, 서양식 수트에 한복 원단이나 자수를 활용한 한복 수트 등이 유행했죠. 또, 일상복에 한복의 특징을 덧입힌 스타일도 많죠. 당코깃을 살린 셔츠라든가, 조선시대 왕이 입던 곤룡포에서 모티프를 얻은 트렌치 코트 등 한복진흥센터 블로그를 통해서도 여러 차례 소개해드렸었는데요.

말 그대로 오늘날은 전통을 살린 전통 한복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한복이 공존하는 시대랍니다. 어떤 하나의 모습으로 고정돼 있지 않고, 시대에 맞춰 다양하게 변해오고 있는 한복! 박물관에서만 볼 수 있는 옷이 아니라 지금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는 점, 꼭 기억해주세요~

한복원정대와 함께 알아본 한복의 변천사 어떠셨나요? 두 편에 걸쳐 짧게 소개했지만, 한복의 변화는 무궁무진하답니다. 오늘날 다양한 한복은 <2020 한복상점 온라인몰>에서 만나볼 수 있어요. 올해 12월 31일까지 운영되는 온라인 한복박람회에서 한복 구경 제대로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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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디지털에볼루션

자료출처 한복진흥센터 광복 70주년 기념 한복 특별전 ’한복, 우리가 사랑한‘ 도록

감수 이민정 서울대학교 박물관 객원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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