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팝나무 가로수 단점 - ipabnamu galosu danje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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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민족은 일년 내내 철따라 아름다운 꽃과 더불어 살아 왔다. 오늘날 우리 조상들이 꽃에 부여했던 의미나 감정이 변화하긴 했지만 꽃은 여전히 풍요로운 마음과 아름다운 정신을 지켜주는 상징이자 소중한 자산이다.

5월 중순, 못자리(논농사)가 한창일 때 아름드리 이팝나무 가지에는 꽃송이가 함박눈이 내린 듯 뒤덮는다. 멀리서 보면 때아닌 흰 눈이 온 듯하고, 소복한 꽃송이가 사발에 얹힌 흰 쌀밥 같기도 해서 이밥(쌀밥)이라 불렀다. 이런 이팝나무는 천연기념물로 8그루나 되고, 20여 그루는 신목(당산목, 정자목)으로 남아 있다.

이팝나무와 쌀밥에 얽힌 애달픈 이야기가 있다. 며느리가 5월 어느날 제사를 모시려고 귀한 쌀밥을 하다 뜸이 들었나 보려고 밥알 몇 개를 떠먹는 것을 시어머니가 보곤 제사에 올리기 전에 며느리가 먼저 퍼먹었다고 심하게 구박했다. 며느리는 너무 억울한 나머지 뒷산에 올라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 며느리 무덤가에 흰꽃이 수북한 나무가 생겼다. 사람들은 쌀밥에 한이 맺힌 며느리의 환생이라며 이 나무를 이팝나무라 부르게 되었다.

이팝나무 꽃이 만발할 때 사발에 담긴 쌀밥(이밥)처럼 보여 ‘이팝나무’, 전라북도 일부 지방에서는 24절기 중 입하 때 꽃이 핀다 하여 ‘입하목(入夏木)’, 어청도 사람들은 ‘뻿나무’라 부른다. 한자로는 육도목(六道木), 유소수(流蘇樹)라 하고,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잎을 차(茶) 대용으로 쓰기 때문에 ‘다엽수(茶葉樹)’라고도 부른다.

한번 핀 꽃은 20일이 넘도록 은은한 향기를 사방에 내뿜는다. 가을에는 낙화가 장관이고,타원형 열매가 겨울까지 달려 있어 정원수, 가로수로 가치가 높다. 이팝나무는 한 해의 풍년을 점치는 나무였다. 흰 꽃이 많이 피면 풍년이 들고 그렇지 못하면 흉년이 든다고 조상들은 믿어 왔다. 최초로 천연기념물 제36호로 지정된 전남 승주군 쌍암면의 이팝나무는 수령이 500살쯤 된다. 진안 마령초등학교에는 천연기념물 214호(사진)가 있는데, 아름다운 꽃으로 풍흉(豊凶)을 예견하고 있다.

이팝나무는 식용으로 이용된다. 꽃에서 구수한 향기가 나서 차(茶)로 먹을 수 있다. 어린 잎을 따서 비비고 말리기를 몇 차례 하면 좋은 차(茶)가 되고, 잎을 따서 끓은 물에 살짝 데쳐서 나물로 무쳐 먹기도 하고, 열매를 가을에 따서 술을 담가 먹는다. 한방에서는 열매를 ‘탄율수(炭栗樹)’라 하여 기력이 감퇴되어 일어나는 수족마비와 이뇨제로 쓴다.

우리 특산종으로는 제주도에서 자라는 긴잎이팝나무가 있고, 어청도와 포항에 군락지가 있다. 이팝나무 꽃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황홀경에 빠지게 하는데, 계룡시는 이팝나무 축제를 열기도 하고, 가로수로 이팝나무를 많이 심어 국도변 곳곳에서 쉽게 구경할 수 있다.

이처럼 화려한 꽃을 피우는 이팝나무는 키가 30m가 넘게 크지만 다른 나무에 비하여 번식이 까다로워 삽목이 잘 안되고, 어릴 때는 왕성하게 빨리 크게 자라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식물칼럼니스트

이팝나무 가로수 단점 - ipabnamu galosu danje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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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내 가로수 은행나무ㆍ플라타너스 일색서 변화

    -벚나무류ㆍ이팝나무ㆍ소나무 등 점유율 해마다 증가

    -중구 소나무 등 지역마다 특색 있는 수종이 대세

    [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 단풍으로 노랗게 물들어가고 있는 가을, 서울 도심 을지로 롯데백화점 본점 앞은 사시사철 푸른 소나무로 조금은 이색적인 정취를 자아낸다. 인근 남대문 신세계 본점 앞도 아직 채 자라지 않은 소나무 가로수가 심겨져 있다. 서울 중구는 2006년부터 “서울의 중심 중구만의 특색있는 가로환경과 관광객 유치를 위해” 도심 가로수를 소나무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했다. 현재 중구의 가로수 8009그루 가운데 25%가 넘는 2084그루가 소나무다.

    서울시내 도로변 가로수 수종이 다양해지고 있다. 은행나무처럼 고약한 악취로 인해 발생되는 민원 걱정을 덜고 지역별로 미관상 좋은 나무를 새로 심어 도시 미관을 좋게 만들기 위해서다. 병충해에 강하고 성장이 빠른 나무 위주로 가로수를 선정한 초기 정책에서 벗어나 미관이 뛰어난 나무와 고유종 위주로 가로수를 교체하면서 ‘가로수 세대교체’가 이뤄진 것이다.

    이팝나무 가로수 단점 - ipabnamu galosu danjeom
    [사진=은행나무는 대기 정화력이 뛰어나고 병충해에 강해 수십년 전부터 서울시내 곳곳에 심어졌다. 가을이 되면 노랗게 물들어 미관상 좋지만 치명적인 단점이 열매의 고약한 냄새다. 해마다 10~11월 서울시에 은행나무 열매를 치워달라는 민원이 빗발친다.]

    서울시가 내놓은 ‘가로수 수종 변화 추이’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30만3143그루의 가로수가 시내 곳곳에 심겨져 있다. 서울의 가로수는 지난 2000년 26만5481그루에서 2005년 27만9461그루, 2010년 28만3609그루 등 해마다 늘었다.

    서울시내 가로수의 황태자로 불리던 은행나무는 기세가 확연히 꺾였다. 2000년만 하더라도 가로수 전체 43%(11만3968그루)나 차지했던 은행나무는 2005년 42%(11만8115그루), 2010년 40%(11만4575그루)로 점차 줄더니 2015년 30%대(37%, 11만3173그루)로 주저앉았다.

    은행나무는 최근 가을철 열매 악취와 그로 인한 민원이 증가하면서 인기가 수그러들고 있다. 최근 늘어난 ‘황화현상(엽록소 부족으로 잎이 누렇거나 붉게 변하는 현상)’이 잦다는 점도 은행나무의 단점으로 꼽힌다.

    양버즘나무는 ‘자라도 너무 잘 자란다’는 이유로 도로변 자리를 내주고 있다. 2000년 10만6151그루가 심겨져 있던 양버즘나무는 15년 만에 6만9075그루로 35%가 줄었다.

    은행나무와 플라타너스의 빈자리는 벚나무류와 이팝나무, 소나무 등이 채웠다. 그 중 벚나무류는 대세 가로수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서로 1.7km 구간을 지키는 왕벚나무 1886그루가 대표적이다. 벚꽃이 만개하는 4월 초순 봄꽃축제 기간 이곳을 찾는 시민들이 600만명을 넘을 만큼 인기가 높다. 벚나무류는 2000년 9025그루에서 2015년 2만9883그루로 3배가 늘었다.

    과거에 주로 관상목이나 땔감으로 이용됐던 이팝나무는 최근 들어 가로수로 각광받으며 익숙해졌다. 2000년만 하더라도 기타에 포함될 만큼 소수에 불과했지만 2015년 1만3281그루가 광진구 등 시내 곳곳에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중구에 집중적으로 심겨져 있는 소나무도 같은 기간 158그루에서 4319그루도 27배가 늘었다.

    느티나무도 2만3562그루에서 3만4456그루로 점유율을 점차 높이고 있다. 이밖에도 단풍나무 2061그루, 회화나무 8667그루, 칠엽수 1508그루 등 서울시내 가로수 수종을 다변화시키고 있다.

    온난화 영향으로 활엽수 북상…침엽수 줄어
    '가로수' 은행·벚나무 →꽃나무·기능성 대체

    소나무와 잣나무 같은 침엽수가 빼곡하던 강원지역 산과 들에 온난한 기후를 좋아하는 활엽수가 늘고 있다.

    은행나무와 벚나무 일색이던 도심 가로수 수종은 병충해에 강하고 꽃을 잘 피우는 이팝나무, 배롱나무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올해도 식목일을 전후로 각 지자체가 대규모 식재사업을 진행하는 가운데 보기만 좋은 숲이 아니라 경제 자원도 되는 숲을 가꿔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 산림에 침엽수 감소…활엽수 '쑥쑥' = 최근 강원지역에서 침엽수림 축소현상이 관찰되고 있다.

    지난 1995년 산림청의 지역별산림기본통계를 보면 강원도 내 총 산림면적 137만7천41㏊ 중 ▲ 침엽수림 55만6천677㏊ ▲ 활엽수림 44만5천952㏊ ▲ 침엽수와 활엽수가 섞인 혼효림 33만6천446㏊로 침엽수림이 가장 넓게 분포돼 있다.

    그러나 2010년으로 넘어오면 강원도 내 총 산림면적 136만8천571㏊ 중 ▲ 침엽수림 44만2천831㏊ ▲ 활엽수림 50만2천435㏊ ▲ 혼효림 39만6천63㏊로 활엽수림 면적이 침엽수림을 앞지른다.

    지난 15년간 활엽수림과 혼효림이 늘어날 동안 침엽수림은 오히려 줄어든 것.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 현상을 그 배경으로 지목한다.

    한반도 남부에서 자라던 활엽수가 온난한 기후를 따라 점차 북상하면서 강원도에 덩굴류와 참나무 같은 활엽수가 번성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르면 고온을 잘 견디지 못하는 소나무 등 침엽수는 자연히 개체 수가 줄어들고 있다.

    박완근 강원대 산림과학연구소장은 "침엽수는 인공조림이 많고 활엽수는 천연림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산불이나 벌목에 의해 새로이 숲 가꾸기를 하는 과정에서 지자체가 침엽수 위주의 기존 경향을 탈피해 수종을 다양화한 영향도 있을 것"이라고 분
    석했다.

    ◇ 가로수…'은행나무' 지고, '이팝나무' 뜨고 = 이유는 다르지만 도심 가로수 수종도 눈에 띄게 다양해졌다.

    산림청 가로수조성관계총괄 자료를 보면 지난 2011년 현재 강원도 내 도로 2천816㎞에 심어져 있는 나무는 총 28만3천715 그루로 ▲ 2005년 20만6천453 그루 ▲ 2007년 23만434 그루 ▲ 2009년 27만170 그루 등 지난 6년간 37%가량 꾸준히 증가했다.

    이렇게 늘어난 가로수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은행나무도 벚나무도 아닌 '기타 수종'이다.

    기타 수종에는 히말리야시다, 삼각단풍나무, 잣나무, 마가목, 자작나무 등 수십가지 다양한 나무가 포함된다.

    6년 전인 지난 2005년만 해도 은행나무(8만1천80 그루)가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다. 가로수 10그루 중 4그루는 은행나무였다.

    하지만, 수종이 다양해지면서 지난 2011년 은행나무(8만2천712 그루)는 기타수종(8만6천250 그루)에 눌려 2위로 밀려났다.

    지자체 등에 따르면 한때 식재사업의 주종을 이룬 은행나무는 열매 냄새가 고약하고 낙엽 청소가 번거로워 기피 수종이 됐다.

    꽃이 예쁜 벚나무도 병충해에 약하고 벌레가 많이 끓는 단점이 지적됐다.

    이에 최근 들어 미관상 보기 좋은 꽃나무나 대기 정화 등의 효과가 있는 기능성 수종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

    그래서 병충해와 매연에 강하고 꽃도 아름다운 이팝나무와 배롱나무 등이 느는 추세다.

    실제로 2005년 2천563 그루에 불과하던 이팝나무는 2011년 1만2천485 그루로 387% 폭증했다. 300 그루뿐이었던 배롱나무도 6년 만에 1천937 그루(546%)로 늘었다.

    강원도 녹색자원국 산림녹지과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천편일률적으로 은행나무를 가로수로 심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지역적 특성이나 경제성을 고려해 각 시·군별로 가로수 수종을 다양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전문가 "돈 되는 경제림 등 주력…불에 강한 방화수종도" = 전문가들은 이제 조림정책도 돈 되는 경제림이나 기능성을 고려한 특별경관림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고가의 가구 재료로 인기가 높은 편백나무나 육질이 단단해 경제적 활용도가 높은 참나무, 옻나무와 헛개나무 등 특용수가 좋은 예다.

    강원지역에서는 지난해에만 총 44건의 산불이 발생해 산림 16㏊를 태우는 등 지난 10년 동안 산불로 2천463ha의 산림이 사라졌다.

    산불이 잦은 지역인 만큼 불에 강한 벽나무나 굴참나무 등 방화수종을 심으면 좋다.

    소나무는 보기에는 좋지만, 불에 잘 타기 때문에 꽃나무 등 다양한 수종을 주변에 배치하고 산책로를 방화선으로 삼아 수림대를 조성해야 한다.

    박완근 강원대 산림과학연구소장은 "단일 수종이 모여 있으면 병충해나 산불에 취약하기 때문에 다양한 수종을 섞어서 심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왕 숲가꾸기를 한다면 목재 생산이 가능한 나무나 유실수를 심어 경제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 소장은 이어 "침엽수는 활엽수보다 몇 배는 강한 피톤치드를 내뿜고, 활엽수는 침엽수보다 탄소흡수량이 높다"면서 "숲은 다 소중하기 때문에 휴양림 조성이라든지 오염물질 정화 등 특화된 목적에 따라 알맞은 수종을 선택해 지속적으로 가꿔나가는 것
    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강원도 ‘활엽수’·‘이팝나무’ 늘어나는 이유는?
      • 입력 2013-04-05 08:44:57
      • 수정2013-04-05 08:46:07
      연합뉴스

    온난화 영향으로 활엽수 북상…침엽수 줄어
    '가로수' 은행·벚나무 →꽃나무·기능성 대체

    소나무와 잣나무 같은 침엽수가 빼곡하던 강원지역 산과 들에 온난한 기후를 좋아하는 활엽수가 늘고 있다.

    은행나무와 벚나무 일색이던 도심 가로수 수종은 병충해에 강하고 꽃을 잘 피우는 이팝나무, 배롱나무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올해도 식목일을 전후로 각 지자체가 대규모 식재사업을 진행하는 가운데 보기만 좋은 숲이 아니라 경제 자원도 되는 숲을 가꿔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 산림에 침엽수 감소…활엽수 '쑥쑥' = 최근 강원지역에서 침엽수림 축소현상이 관찰되고 있다.

    지난 1995년 산림청의 지역별산림기본통계를 보면 강원도 내 총 산림면적 137만7천41㏊ 중 ▲ 침엽수림 55만6천677㏊ ▲ 활엽수림 44만5천952㏊ ▲ 침엽수와 활엽수가 섞인 혼효림 33만6천446㏊로 침엽수림이 가장 넓게 분포돼 있다.

    그러나 2010년으로 넘어오면 강원도 내 총 산림면적 136만8천571㏊ 중 ▲ 침엽수림 44만2천831㏊ ▲ 활엽수림 50만2천435㏊ ▲ 혼효림 39만6천63㏊로 활엽수림 면적이 침엽수림을 앞지른다.

    지난 15년간 활엽수림과 혼효림이 늘어날 동안 침엽수림은 오히려 줄어든 것.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 현상을 그 배경으로 지목한다.

    한반도 남부에서 자라던 활엽수가 온난한 기후를 따라 점차 북상하면서 강원도에 덩굴류와 참나무 같은 활엽수가 번성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르면 고온을 잘 견디지 못하는 소나무 등 침엽수는 자연히 개체 수가 줄어들고 있다.

    박완근 강원대 산림과학연구소장은 "침엽수는 인공조림이 많고 활엽수는 천연림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산불이나 벌목에 의해 새로이 숲 가꾸기를 하는 과정에서 지자체가 침엽수 위주의 기존 경향을 탈피해 수종을 다양화한 영향도 있을 것"이라고 분
    석했다.

    ◇ 가로수…'은행나무' 지고, '이팝나무' 뜨고 = 이유는 다르지만 도심 가로수 수종도 눈에 띄게 다양해졌다.

    산림청 가로수조성관계총괄 자료를 보면 지난 2011년 현재 강원도 내 도로 2천816㎞에 심어져 있는 나무는 총 28만3천715 그루로 ▲ 2005년 20만6천453 그루 ▲ 2007년 23만434 그루 ▲ 2009년 27만170 그루 등 지난 6년간 37%가량 꾸준히 증가했다.

    이렇게 늘어난 가로수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은행나무도 벚나무도 아닌 '기타 수종'이다.

    기타 수종에는 히말리야시다, 삼각단풍나무, 잣나무, 마가목, 자작나무 등 수십가지 다양한 나무가 포함된다.

    6년 전인 지난 2005년만 해도 은행나무(8만1천80 그루)가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다. 가로수 10그루 중 4그루는 은행나무였다.

    하지만, 수종이 다양해지면서 지난 2011년 은행나무(8만2천712 그루)는 기타수종(8만6천250 그루)에 눌려 2위로 밀려났다.

    지자체 등에 따르면 한때 식재사업의 주종을 이룬 은행나무는 열매 냄새가 고약하고 낙엽 청소가 번거로워 기피 수종이 됐다.

    꽃이 예쁜 벚나무도 병충해에 약하고 벌레가 많이 끓는 단점이 지적됐다.

    이에 최근 들어 미관상 보기 좋은 꽃나무나 대기 정화 등의 효과가 있는 기능성 수종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

    그래서 병충해와 매연에 강하고 꽃도 아름다운 이팝나무와 배롱나무 등이 느는 추세다.

    실제로 2005년 2천563 그루에 불과하던 이팝나무는 2011년 1만2천485 그루로 387% 폭증했다. 300 그루뿐이었던 배롱나무도 6년 만에 1천937 그루(546%)로 늘었다.

    강원도 녹색자원국 산림녹지과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천편일률적으로 은행나무를 가로수로 심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지역적 특성이나 경제성을 고려해 각 시·군별로 가로수 수종을 다양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전문가 "돈 되는 경제림 등 주력…불에 강한 방화수종도" = 전문가들은 이제 조림정책도 돈 되는 경제림이나 기능성을 고려한 특별경관림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고가의 가구 재료로 인기가 높은 편백나무나 육질이 단단해 경제적 활용도가 높은 참나무, 옻나무와 헛개나무 등 특용수가 좋은 예다.

    강원지역에서는 지난해에만 총 44건의 산불이 발생해 산림 16㏊를 태우는 등 지난 10년 동안 산불로 2천463ha의 산림이 사라졌다.

    산불이 잦은 지역인 만큼 불에 강한 벽나무나 굴참나무 등 방화수종을 심으면 좋다.

    소나무는 보기에는 좋지만, 불에 잘 타기 때문에 꽃나무 등 다양한 수종을 주변에 배치하고 산책로를 방화선으로 삼아 수림대를 조성해야 한다.

    박완근 강원대 산림과학연구소장은 "단일 수종이 모여 있으면 병충해나 산불에 취약하기 때문에 다양한 수종을 섞어서 심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왕 숲가꾸기를 한다면 목재 생산이 가능한 나무나 유실수를 심어 경제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 소장은 이어 "침엽수는 활엽수보다 몇 배는 강한 피톤치드를 내뿜고, 활엽수는 침엽수보다 탄소흡수량이 높다"면서 "숲은 다 소중하기 때문에 휴양림 조성이라든지 오염물질 정화 등 특화된 목적에 따라 알맞은 수종을 선택해 지속적으로 가꿔나가는 것
    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