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플러스 내셔널지오그래픽 추천 - dijeuni peulleoseu naesyeoneoljiogeulaepig chucheon

강력한 프로필 보안, 큐레이션 기능 눈에 띄어
인기 콘텐츠 컬렉션, 함께 즐기는 콘텐츠들 매력
론칭 초기 혼란·빈약한 국내 콘텐츠 라인업 장벽으로 느껴져

[더피알=문용필 기자] 넷플릭스에 이어 또다른 ‘글로벌 OTT’ 상륙으로 관심을 모았던 디즈니플러스(+)가 국내 서비스를 개시했다. 콘텐츠 업계에서 하나의 고유명사처럼 자리잡은 디즈니라는 네임밸류에 넷플릭스를 능가하는 가파른 성장세 등이 더해지면서 한국 시장 진출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디즈니+의 강점은 뭐니뭐니해도 방대한 IP(지적재산)이다. 무려 100년간 축적된 ‘본가’ 디즈니의 작품들은 물론이고 마블과 스타워즈, 픽사, 내셔널지오그래픽 등 강력한 팬덤을 구축한 스튜디오들의 콘텐츠, 여기에 디즈니+만의 오리지널 콘텐츠가 더해졌다. 그렇다면 과연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은 얼마나 있을까. 직접 확인하고자 출시 첫날 바로 앱을 다운로드하고 사흘간 이용해 봤다.

프라이버시 지켜주는 프로필 설정

회원 가입절차는 여느 OTT 플랫폼과 크게 다를 것이 없지만 차별화된 포인트가 하나 있다. 바로 보안이다. 디즈니+는 각 프로필마다 4자리의 핀(PIN)번호를 설정할 수 있도록 했다. 때문에 가족이나 친구, 연인까리 아이디를 공유하더라도 다른 프로필에 함부로 접근하기 어렵다. 금융기관 앱에서나 볼 수 있었던 보안 기능을 도입한 셈이다.

이런 보안기능은 각 사용자의 프라이버시를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 아이디 공유가 가능한 다른 OTT는 다른 프로필에서 시청한 콘텐츠를 파악할 수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칫 눈치를 볼 수도 있는데, 그런 측면에서 이용자를 세심하게 배려한 느낌이었다.

프로필 아이콘은 ‘고르는’ 재미가 있었다. 다양한 인기 제작사의 콘텐츠가 모여있다는 걸 마치 자랑이라도 하듯 미키마우스와 엘사, 다스베이더, 요다, 스파이더맨 같이 각 스튜디오를 대표하는 캐릭터들을 고를 수 있도록 했다. 해당 스튜디오의 팬이나 어린이 이용자들이 좋아할만한 기능이다.

한눈에 컬렉션 볼 수 있는 큐레이션

디즈니+의 ‘스튜디오 부심’은 메인화면에서도 엿보였다. 각 스튜디오 로고가 메뉴 상단에 배치돼 원하는 채널로 입장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해당 채널에선 스튜디오 특성에 걸맞게 작품들을 분류해 큐레이션 했다.

예를 들어 디즈니의 경우엔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겨울왕국: 전체 컬렉션’, 스타워즈는 ‘현상금 사냥꾼이 등장하는 콘텐츠’ ‘스타워즈 애니메이션’ 같은 카테고리로 모으는 형태다.

검색탭을 누르면 스튜디오에 상관없이 ‘오리지널’ ‘영화’ ‘시리즈’로 나눠 작품을 일람할 수 있다. 특히 영화와 시리즈의 경우엔 장르별 분류가 돼 있어 이용자 성향에 맞는 콘텐츠를 찾아볼 수 있다. 어벤져스와 스타워즈, 미키마우스, 겨울왕국 등 디즈니가 보유한 인기 콘텐츠 컬렉션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는 점도 편리했다.

하지만 국가별 분류가 없다는 건 불편했다. 카테고리 뿐만 아니라 검색어 창에 나라이름만 입력해도 해당 국가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찾아볼 수 있는 넷플릭스와는 달랐다.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보유한 IP의 양은 많지만 각국의 ‘외부’ 제작사 콘텐츠는 상대적으로 적은 디즈니+의 약점이 고스란히 반영된 지점이었다. 추후 한국을 비롯한 디즈니+ 서비스 국가의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이 활발해진다면 어느 정도 커버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넷플릭스 만큼의 다국적 콘텐츠를 확보하기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강력한 스튜디오 라인업, 확장성·신선함은 의문

물론 ‘콘텐츠 명가’ 디즈니의 OTT답게 즐길거리는 풍성했다. 다른 OTT에선 아예 볼 수 없거나 별도로 구매해야 하는 작품들이 상당수 포함돼 라인업을 구성하고 있다. 디즈니+의 론칭 전부터 이미 예상됐던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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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대에 상관없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많다는 점도 디즈니+의 무기다. 세계 최초의 유성 애니메이션인 ‘증기선 윌리’(1928년) 등 디즈니의 역사를 상징하는 추억의 작품들이 다수 눈에 띄었다.

할머니·할아버지가 어린 시절 보던 애니메이션을 손자·손녀와 함께 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런 관점에서 최대 6명의 친구들을 초대해 함께 작품을 볼 수 있는 ‘그룹 워치’ 기능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만큼 신선함이 떨어지는 측면도 있었다. 특히 20세기 스튜디오 등 다른 제작사들의 작품을 모은 스타(star) 채널의 경우, 추천작을 보면 ‘아바타’나 ‘다이하드’ ‘물랑루즈’ ‘시스터액트’ 같은 오래된 작품들이 포함돼 있다. 시리즈물의 경우에도 ‘위기의 주부들’ ‘로스트’ ‘엑스파일’ 같은 구작들이 다수 보였다.

물론 디즈니+의 오리지널 작품들과 마블과 같은 스튜디오의 신작들이 있지만, 해당 제작사의 마니아가 아니라면 흥미가 다소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이런 측면에서 확장성의 한계가 느껴졌다.

빈약한 국내 콘텐츠 라인업, ‘한국형 오리지널’ 숙제로

무엇보다 큰 문제점은 빈약한 국내 콘텐츠다. 론칭 시점에서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는 단 1편밖에 포함되지 않았다. SBS ‘런닝맨’의 스핀오프인 ‘뛰는 놈 위에 노는 놈’이 그것. 디즈니+의 한국 오리지널 드라마를 기대했던 이용자들에겐 다소 실망스러울 수 있는 대목이다.

지난달 14일 APAC 콘텐츠 쇼케이스에서 소개된 또다른 6개 작품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당시 디즈니는 배우 정해인과 블랙핑크 지수 주연의 ‘설강화’와 블랙핑크의 데뷔 5주년을 기념하는 다큐멘터리 ‘블랙핑크: 더 무비’, 강다니엘의 연기데뷔작인 ‘너와 나의 경찰 수업’ 등의 오리지널 라인업을 소개한 바 있다.

이제 막 론칭했기에 국내 오리지널 콘텐츠 부족을 이해한다고 하더라도 기존 방송사의 IP 라인업 조차 빈약하다는 점은 디즈니+만을 선택하는 데 있어 마이너스 요소로 보인다. 국내 콘텐츠를 충분히 즐기려면 다른 OTT를 하나 더 구독해야 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디즈니+가 론칭하면서 선보인 국내 콘텐츠들은 ‘아는 형님’과 ‘부부의 세계’ ‘SKY캐슬’ ‘하트시그널’ 등 JTBC와 채널A의 IP들이 대부분이다. 지상파나 CJ ENM 계열 콘텐츠들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나마 아는형님의 경우엔 300회 이상의 에피소드 중 9회차 분만 업로드됐다. 아는 형님을 제외하면 현재 방송 중인 콘텐츠도 없었다.

이와 관련,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관계자는 “(한국 오리지널의 경우) 12월에 2개 작품이 추가로 업로드 된다. (다른 작품들도)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라며 “(오리지널 콘텐츠를) 계속 제작하면서 (기존 방송사) 타이틀도 (도입을) 함께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시청 중인 다큐 사라져…론칭 초기 혼란과 오류

서비스 초기의 혼란도 아쉬운 점으로 지적할 만하다. 서비스 첫날, 기자는 내셔널지오그래픽의 다큐시리즈를 하나 골라 시청을 시작했다. 북한 관련 다큐시리즈였는데 다음날 이어서 보려고 하니 해당 시리즈가 삭제된 상태였다.

다른 OTT를 이용할 땐 경험해본 적 없는 황당한 일이었다. 이와 관련한 어떠한 공지나 안내도 받지 못했다. 그런데도 삭제된 다큐멘터리와 비슷한 콘텐츠를 큐레이션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아 보였다.

자막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되고 있다. 콘텐츠에 따라 한글 자막이 누락되거나 오역이 나오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다행인지는 몰라도 기자가 감상한 작품에선 자막과 관련한 별다른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물론 디즈니+가 이제 막 한국 서비스를 시작했다는 점에서 초기 크고작은 실수는 이해할 수도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는 한국에서의 이야기일 뿐, 해외에선 이미 2년간의 서비스 경험을 축적해왔다. 여기에 디즈니의 브랜드 위상을 감안하면 빠른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이에 대해 월트디즈니코리아 관계자는 “CS나 오퍼레이션 부서로 문의가 들어오면 재정비를 해서 다시 올리는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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