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 빙의글 후회 임신 - bangtan bing-uigeul huhoe imsin

You are looking for information, articles, knowledge about the topic nail salons open on sunday near me 방탄 빙의 글 후회 물 on Google, you do not find the information you need! Here are the best content compiled and compiled by the toplist.khunganhtreotuong.vn team, along with other related topics such as: 방탄 빙의 글 후회 물 방탄 빙의글 후회공, 방탄 빙의글 후회 단편, 방탄 빙의글 후회공 임신수, 방탄 빙의글 후회물 추천, 방탄 빙의글 후회 임신, 방탄 빙의글 나쁜남자, 방탄 빙의글 찌통 단편, 방탄 빙의글 찌통 추천


[김석진/방탄소년단]권태기와 후회하는 석진

[김석진/방탄소년단]권태기와 후회하는 석진


    • 방탄빙의글 [김태형] 내가 보고싶어서 쓰는 찌통 후회물 + – W.됴쨩
    • [김석진] 나쁜 남자가 끌리는 이유 下-3
    • 방탄소년단 빙의글 추천 01
    • 방탄 빙의 글 후회 물
    • 엑소 빙의글
  • 방탄소년단 빙의글 추천 01

방탄빙의글 [김태형] 내가 보고싶어서 쓰는 찌통 후회물 + – W.됴쨩

방탄 빙의글 후회 임신 - bangtan bing-uigeul huhoe imsin
방탄빙의글 [김태형] 내가 보고싶어서 쓰는 찌통 후회물 + – W.됴쨩

Read More

[김석진] 나쁜 남자가 끌리는 이유 下-3

트라우마학원물후회공

시리즈 태그 등록

방탄 빙의글 후회 임신 - bangtan bing-uigeul huhoe imsin
[김석진] 나쁜 남자가 끌리는 이유 下-3

Read More

방탄소년단 빙의글 추천 01

방탄 빙의글 후회 임신 - bangtan bing-uigeul huhoe imsin
방탄소년단 빙의글 추천 01

Read More

방탄 빙의 글 후회 물

방탄 빙의글 후회 임신 - bangtan bing-uigeul huhoe imsin
방탄 빙의 글 후회 물

Read More

엑소 빙의글

방탄 빙의글 후회 임신 - bangtan bing-uigeul huhoe imsin
엑소 빙의글

Read More


See more articles in the same category here: 844+ tips for you.

방탄소년단 빙의글 추천 01

* 한 글에 4~5개씩 소개됩니다.

* 작가님들께 예의를 지켜주세요.

* 도움이 되셨다면 손팅 부탁드려요.

* 복붙 하지 말아 주세요.

01. 로판의 정석 – 블렛 님

[미완결]

{방탄소년단 단체 빙의글}

– 여주의 이름은 정마리(연여주)로 표시됩니다.

– 여주는 어느 날 웹소설이었던 ‘로판의 정석’의 악역인 마리에 빙의하게 됩니다.

– 마리는 호석의 친누나입니다.

– 소설에서 마리는 부모님 몰래 호석을 괴롭히는 사람이었습니다.

– 마리는 상처가 있는 남주들을 따뜻이 보살펴줍니다.

02. 조연으로 산다는 건 – 타투 님

[미완결]

{방탄소년단 단체 빙의글}

– 여주의 이름은 민여주로 표시됩니다.

– 여주는 친구가 추천해준 소설에 빙의하게 됩니다.

– 여주는 윤기의 동생으로, 소설에서의 여주인공인 서여주를 괴롭히는 악역이었습니다.

– 빙의 전 여주는 악역이었지만 아픈 마음을 가지고 있었던 민여주를 불쌍하게 생각했었습니다.

03. 카시노바 김태형이 유일하게 못 꼬신 애 – 구월 님

[미완결]

{김태형 빙의글}

– 여주의 이름은 하여주로 표시됩니다.

– 태형은 학교 킹카이고, 여자를 가지고 논다고 소문이 나 있습니다.

– 태형은 자신의 첫사랑과 닮은 여주에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 여주는 태형의 소문을 알고 태형을 좋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 여주와 윤기는 소꿉친구입니다.

04. 나쁜 남자가 후회하는 법 – 공슈 님

[미완결]

{박지민 빙의글}

– 여주의 이름은 구여주로 표시됩니다.

– 여주는 지민을 4년이라는 꽤 오랜 시간 좋아해 왔습니다.

– 그러나 지민의 한결같은 무관심한 태도가 계속 상처가 되어오던 와중, 어느 사건으로 인해 결국 자신이 이별을 고합니다.

– 지민은 여주와 헤어진 후 후회하게 됩니다.

05. 도망치세요, 아가씨 – 에스텔 본부장 님

[미완결]

{방탄소년단 단체 빙의글}

– 여주의 이름은 유진으로 표시됩니다.

– 트리거 요소가 많이 들어있는 피페물의 글로 읽으실 때 이 점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 유진은 공작가의 하녀로 공작가에 입양되어 공작가의 아들들의 집착을 받고 있는 여주를 구해주려 합니다.

– 여주를 구출시키던 도중 죽게 되면 그전으로 시간이 되돌아 가게 됩니다.

– 여느 때처럼 여주를 구출하려던 와중, 사건이 꼬이게 되면서 유진이 공작가에 입양되게 됩니다.

w.별이 with 로젠

안녕하세요. 네이버 블로그로 활동해 온 소확행 별이입니다! 저희 소확행이 다음도 정복해보고자 이렇게 티스토리를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다양한 활동 보여드릴 예정이니 많은 응원과 관심 부탁드릴게요!!

So you have finished reading the 방탄 빙의 글 후회 물 topic article, if you find this article useful, please share it. Thank you very much. See more: 방탄 빙의글 후회공, 방탄 빙의글 후회 단편, 방탄 빙의글 후회공 임신수, 방탄 빙의글 후회물 추천, 방탄 빙의글 후회 임신, 방탄 빙의글 나쁜남자, 방탄 빙의글 찌통 단편, 방탄 빙의글 찌통 추천

여기에서 이 주제에 대한 비디오를 시청하십시오. 주의 깊게 살펴보고 읽고 있는 내용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하세요!

결혼하고 처음 맞는 명절. 양가 어르신은 물론 거리가 있는 친척들까지 다 큰집에 모였다. 임신 4개월인 여주. 아직 조심해야 할 때지만 다들 가는 …

받침 X”사랑하기 두려워하는 사람을 위한 글”아내가 임신했을 때└ 초보아빠 썰 VER 1~4always written by. 3살초보아빠 김남준 ?초보아빠 김석진 ?

아니, 임신 테스트기를. 한 손으로는 정국이의 온몸을 구타하며 욕을 퍼붓기 시작했다. 외국에 나갔다 와서 전처럼 우리 집에서 살겠다는 전정국을 흔쾌히 받아주는 게 …

[변백현 빙의글] 미혼 모(母) <1> – W.여인천하 … 그건 혼자서 임신 사실을 감당해야 한다는 것보다 더 큰 두려움이었다. 백현이 아이를 반길지도 미지수였고, …

아이돌 팬픽과 드림소설의 합체형. 아이돌이나 배우를 주제로 작가 혹은 독자가 주인공으로 보이게 만든 소설이다. 2. 설명[편집].

[변백현 빙의글] 후회하는 남자 00 /최고의 이혼2 – W.여인천하 … 병원에서 임신 초기 인 거 같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말을 하자 그가 길길이 날뛰며 분개했다.

주제와 관련된 더 많은 사진을 참조하십시오 임신 사실을 숨기고 활동한 걸그룹 멤버 TOP3. 댓글에서 더 많은 관련 이미지를 보거나 필요한 경우 더 많은 관련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글잡담 F 단편/조각 제목 내용 제목+내용 필명 l l 검색 옵션 ~

글 번호로 찾아가기 l 페이지로 찾아가기 기간 전체방 사담톡 상황톡 공지사항 소설 단편/조각 만화 고르기 손석구 방탄소년단 엔시티 세븐틴 갓세븐 샤이니 송강 온앤오프 엑소 빅스 주인공 골라보기 ㅡ 최근 게시물 ㅡ 갓세븐 방탄소년단 빅스 샤이니 세븐틴 손석구 엔시티 ㅡ 전체 ㅡ B.A.P (1132개) B1A4 (564개) f(x) (72개) JYJ (53개) SF9 (35개) ZE:A (313개) 갓세븐 (324개) 기타 (632784개) 김남길 (47개) 김선호 (85개) 김수현 (1개) 나인뮤지스 (249개) 남주혁 (12개) 뉴이스트 (345개) 더보이즈 (28개) 데이식스 (248개) 도경수(D.O.) (1개) 동방신기 (161개) 러블리즈 (232개) 레드벨벳 (510개) 루한 (2개) 몬스타엑스 (369개) 박서준 (5개) 박진영 (986개) 방탄소년단 (22835개) 방탄소년단(BTS) (1개) 배우/모델 (1695개) 베리베리 (1개) 보이프렌드 (7개) 블락비 (4685개) 비정상회담 (2079개) 비투비 (800개) 빅뱅 (1275개) 빅스 (12222개) 샤이니 (1993개) 세븐틴 (12406개) 소녀시대 (422개) 손석구 (17개) 송강 (53개) 송중기 (1개) 슈퍼주니어 (107개) 스트레이키즈 (8개) 신화 (67개) 아이유 (211개) 아이콘 (4197개) 양세종 (4개) 양현석 (78개) 업텐션 (25개) 에이핑크 (56개) 엑소 (134843개) 엔시티 (4359개) 엔시티127 (3개) 엔하이픈 (2개) 여자친구 (1302개) 온앤오프 (18개) 우도환 (48개) 워너원 (2990개) 위너 (2879개) 이도현 (4개) 이수만 (31개) 이재욱 (103개) 이제훈 (10개) 이종석 (375개) 이준혁 (14개) 인피니트 (14565개) 임시완 (11개) 정국 (1개) 정해인 (21개) 주르륵 (333개) 투모로우바이투게더 (71개) 틴탑 (59개) 포미닛 (10개) 프로듀스 (1375개) 하이라이트 (487개) 현빈 (125개) 히스토리 (13개) 초록글 초록글 [방탄소년단ㅣ육아일기] 아내가 임신했을 때 01 (초보아빠 썰 ver 1~4) 132 l 단편/조각 새 글 (W) 스크랩 3살 전체글 l 5년 전 l 조회 8814 l 52 조회 8814 펌 금지 등장인물 이름 변경 적용 받침 X

“사랑하기 두려워하는 사람을 위한 글”

아내가 임신했을 때 └ 초보아빠 썰 VER 1~4 always written by. 3살

초보아빠 김남준 ? 초보아빠 김석진 ? 초보아빠 민윤기 튼튼이 아빠 초보아빠 정호석 희망이 아빠 초보아빠 박지민 행운이 아빠 초보아빠 김태형 ? 초보아빠 전정국 귤이 아빠

O. 민윤기 (1/4) 튼튼이 아빠

“….”

우리는 결혼 전 그런 말들을 참 많이 했음. 우리 결혼하면 꼭 아들 하나 딸 하나 낳아서 네식구 행복하게 살자.라고 그런데, 예상치도 못하게 하필이면 결혼 4개월 차에 접하였을 때 일이 벌어졌음.

그 막 무어라 말할 수 없는 그 기분에 속도 자꾸 미식거리고 결론적으로 생리도 안 하길래 결국 산부인과를 찾았음.

임신했다는 그 한마디가 생에 태어나서 처음 들어본 말이기에 그렇게 생소할 수가 없음.

며칠에 병원을 찾아오라는 말에 인사를 남기고 병원 밖을 나가는데 왠지 나도 모르게 살짝 눈물이 핑 돌았음

엄마 생각도 나고, 내가 좋은 엄마가 될 수 있을까 뭐 이런저런?

집에 가서 민윤기한테는 어떻게 말을 전해줄까 고민하다가 그냥 뭐 민윤기 성격 상 이런 걸로 장난치는 거 별로 안 좋아하니까 정석대로 사실을 말해주려고 했음

윤기가 집에 오자마자 옷을 벗고 샤워를 하러 들어가려던 찰나에

“윤기야.” “응?” “나 임신했어.”

라고 질러버림.

그랬더니 한참 동안이나 말이 없더니만 ‘축하해.’라고 한마디를 남긴 채 다시 씻으러 들어갔음.

뭐지 이 반응? 뭐 물론 좋아서 방방 뛸 거라곤 생각 안 했지만…약간 기분이 묘했음 다른 남편들처럼 표현 좀 해주지…하고 시무룩.

다 씻고 나온 윤기가 수건으로 머리를 탈탈 털고 있었음. 그 모습을 보다가 마침 타이밍 딱 좋게 전자레인지 속 따뜻해진 반찬을 꺼냈음

저녁상을 차려주곤 식탁에 마주 보고 앉아 윤기의 눈치를 살살 살피며 힐끔힐끔 쳐다보고있었는데

“왜 수염 거슬려?”

내가 뭘 걱정하고 있는지 전혀 모르는 눈치인 거 같아보였음 계속 뚫어져라 쳐다보니 평소에 수염이 자라는 걸 싫어하다는 걸 기억하곤 수염을 정리하지 않아서 쳐다보는 건가,라고 생각한 윤기가 수염이 거슬리냐며 물어봄.

“어? 아니.” “그럼 왜 쳐다봐.”

내가 내 남편 쳐다보겠다는 데…, 그 말에 괜히 서운해서 조용히 밥만 먹고 있었는데

일 다녀와서 배고플텐데 밥도 먹지 않은 채로 계속 나를 쳐다보면서 있길래

“왜?”

라고 물어보았더니

“예뻐서.”

라고 대답했음.

또 언제였더라.

“내 남편이 알려준 건데, 이름씨 남편이 그렇게 자랑을 하고 다닌다면서?” “네? 뭘요?” “뭐긴 뭐야! 2세 소식이지 회사에서 엄청 자랑하고 다닌다던데? 자기 아내 닮아서 엄청예쁠거라고! 윤기씨, 딸이길 바란다더라. 아직 성별은 모르는 거야?”

남편끼리 친하고 잘 아는 사이라 자연스럽게 자주 만나 수다를 떨던 사람이 태교에 꼭 필요한 걸 선물로 주겠다며 놀러 와서 자연스럽게 수다를 떨게 되었는데, 생전 듣도 보지도 못한 얘기들을 줄줄이 늘어놓는 거 아니겠음?

평소에 좋다는 티를 전혀 내지 않았던 윤기이기에 저런 말을 했다는 게 정말 하나도 안 믿겼음

“윤기야.” “왜.” “사랑해.” “응.”

항상표현 안 해준다고 투덜거리고 혼자 토라져있던 내가 너무 미워지는 순간이었음… 그래서 윤기가 집에 오자마자 다소 오글거리는 말을 했는데 대답은 싱거웠지만 분명 매우 수줍어하는 표정이었음. 그래서 만족.

또 임신 중에 다른 임산부들과는 다르게 식욕이 없어서 윤기를 귀찮게 하지 않았다는 생각에 혼자 좋아했었는데, 한 7~8개월쯤에? 없던 식욕이 우주 대 폭퐐한 거임.. 그래서 윤기가 일 갔을 때 마트가서 군것질거리를 사서 먹기 시작했는데 윤기가 하루가 다르게 냉장고가 군것질로 가득 차있는 걸 보곤 어느 정도 눈치를 챈 모양임.

“뭐 먹고 싶은 거 있어?” “어..?” “먹고 싶은 거 있냐고.” “어….나….석류랑 당근 주스….”

처음이어렵지 다음부턴 쉽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었음

“윤기야 나 갑자기 오렌지 먹고 싶어, 어떡해?” “뭘 어떡해야, 먹어야지 기다려.”

“윤기야 나 닭발 먹고 싶은데 먹으면 애기 못생기게 나오겠지?” “다 미신이야, 먹고 싶으면 먹어야지, 기다려.”

그래 초반엔 이렇게 열심히 사다 주고, 맥여줬는데.

“윤기야 나 그 나운마트 1400원 짜리 빵 그거 있잖아 그거 먹고 싶어.”

“아, 또 뭘 사달래.”

점점 귀찮아하기 시작했음.

“진짜 안 사줄거야…?” “기다려.”

툴툴거리는 건세계일등이었지만 그래도 사달라는 건 꼭 사줌.

어느덧 만삭의 임산부가 되었고,지금 당장 진통이 와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만큼 출산 예정 날짜도두 달로 다가왔음. 사실 가만히 있어도 숨 차고 눈물 날 정도로너무너무너무 힘들었음.

잠이라도 편하게 자면 몰라… 잠도 편하게 잘 수가 없었음. 숨이 막 컥컥 막히는 데 어떻게 잠을 자.. 울다가 지쳐서 자는 날이 허다했고, 눈만 감고 정신은 깨어있는 채로 하루가 지나간 적도 많았음 그럴 때마다 윤기가 옆에서 자리를 든든히 지켜주었지만 사실 윤기만으로 그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은 감출 수 없었음.

그날은 평소와는 다르게 몸도 지치고 마음도 지쳐있는 상태라 저녁이고 뭐고, 윤기가 일 끝나고 집에 오기 전에 옆으로 누워서 힘겹게 잠에 청하려 노력하고 있었던 때였음.

“나 왔어.” “자?”

윤기가 일 갔다 온 건지 현관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고, 다녀왔다는 인사도 들려왔지만 내 몸이 내 몸이 아닌지라 눈도 안 떠지고 몸도 일으킬 수가 없었음.

그래서 그냥 자는 척 계속 누워있었는데

“자는 모습도 못생겼네.”

자고 있는 줄 알고 하는 말 상태가…. 순간 당장이라도 일어나서 때려주고 싶었지만 참았음.

“…….” “…아프지 마라 이름아.” “내가 미안해.” “사랑해성이름 잘 자.”

머릿결을 부드럽게 넘겨주더니 이내등을 계속해서 쓰다듬어주는 따뜻한 손길에 잠깐 눈물이 날 뻔 했지만 곧, 언제 잠 든 건지 모를 정도로편하게 잠에 들게 됨.

T. 정호석 (2/4) 희망이 아빠

어느덧 결혼 3년 차를 접어든 부부가 되었지만 여전히 신혼부부처럼 깨가 쏟아졌음. 그 이유를 묻자면, 주말부부이기 때문에..?

아무리 평일 내내 연락 자주 한다 뭐 한다 해도 사실상 일이 바쁘기 때문에 전화 잠깐은 무슨 ‘뭐 해’ 이 한마디 치기도 빡빡할 정도로바쁘니 원… 주위에서 너희는 애 언제 낳을 거냐~, 2세 계획은 없냐~ 아주 지겹게들 말해오는 데,

2세 있으면 왜 안 좋겠냐고… 내 새끼 낳아서 도순도순 예쁘게 키우면 그게 성공한 인생이라고들 많이 들어서인지 (특히 울엄마) 우리도 되게 심각하게 고민을 많이 해봤음.

글쎄 아직은 일이 더 중요할 시기이기도 하고 만약 애를 낳는다고 해도 당장 일을 그만두거나 쉴 수 있는 사람이 없으니까 그런 점들이 두려워서 미루고 또 미루니 벌써 3년이라는 시간이 흐름.

“여보 나왔다!” “어! 왔어?” “여보 보고 싶어서 혼났네.” “이번주도 많이 바빴어?” “어, 새로 계약한 업체가 생각보다 주문량이 많네?”

이런저런 얘기들을 하다가 오늘 저녁은 자주 가던 맛집에 가서 한 끼 때우고 오랜만에 데이트나 하기로 하곤 차에 올라탔음.

솔직히 대화를 하는 내내 내 머릿속에는 2세 계획을 묻는 내용으로 가득 차있었음.

“호석아.” “응 여보.” “그 있잖아…” “응?” “음 그러니까….” “왜 여보?” “우리 이제 회사 어느 정도 자리 잡기도 했고..” “응.” “주위에서도 많이 원하는 일이기도 하고 우리도 원하는 일이니까…” “무슨 일?” “2세..계획 조금씩 생각해야지 않을까?”

결국엔 내가 그동안 고심해왔던 일을 호석에게 털어놓았음.

“좋지 애.” “….정말?” “응 기왕 낳을 거면 아들로.”

아니 말로는 좋다고 하는 데…. 왜 내 눈에는 저 표정이 매우 씁쓸해 보이지? 괜히 내가 기분 상해할까봐 싫은 걸 억지로 좋은 척하는 거 같은 느낌에 나도 그렇게 썩 달갑지만은 않았음. 뭔가 찝찝하단 말이야.

“진짜 아들 낳고 싶어?” “어 진짜야! 나 닮은 아들!” “호석아 너 닮으면 큰일 나.”

“아, 왜!”

내가 너무 예민한 탓에 그렇게 느낀 건가 보다 하고 그냥 자연스럽게 넘기기로 했음. 호석은 정말로 원하는 눈치인 거 같았으니까.

“여보 뽀뽀.”

그렇게 8개월 하고 반이 지난 오늘. 내 뱃속엔 희망이가 작게 자리를 잡고 있었음. 아직은 임신 초기라 그런지 모든 게 어렵고 신기하고, 이상하고….어……막모든 감정이 다 뒤섞여 있었음.

임신하고 나서 바로 친가, 외가에 알리지는 않았음.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서? 첫 아이기도 하고, 모든 방면에 주의를 둬야 할 필요가 있다 싶어서 알리지 않기로 했음.

하지만 다행히도 희망이는 뱃속에서 열심히 자라주었고, 어느덧 4개월에 접해 배도 은근히 나왔음. 일은 어쩔 수 없이 다니지만 한 8개월쯤 접했을 땐 직원들한테 맡기고 육아에 전념하려고 함. 간간이 집에서 자택근무로 운영하는 정도?

일단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게 최우선이었으니 호석도 웬만해선 평일에 잠깐이지만집에 오려고 노력했음. 그런 모습에 감동을 먹어서인지 건강하게 자라주는 듯한 희망이가 너무나도 기특했음.

“이 노래였던가?” “..뭐?” “어, 이거 맞네..”

그러다가 6개월쯤인가 7개월쯤에 밤에 배가 너무 땡기고 살살아파서 끙끙 앓고 있었는 데,잠 귀 어두운 호석이 그걸 용케 듣곤 일어나서 심신 안정에좋다던 노래들을 다운 받아놓은 트랙 리스트를 열어 내게 들려주었음.

혹시라도 자신이즐겨듣는힙합 장르의 노래가나오면 희망이가 깜짝 놀라 할까 봐 이어폰으로 먼저 들어보는 센스도 잊지 않았음.

평소에 잔잔한 음악 듣는 걸 좋아해서 그런지 아님 호석의 따스한 손길에 취한 건지 잠이안 올 것만 같던 이 밤이 빠르게 지나갔음.

또 언제는 희망이가 배가 고팠던 건지 새벽에눈이 딱 떠지더니 라면부터 시작해서 닭발, 붕어빵, 호떡 막 먹을거리들이 계속해서 떠오르다가 결국엔 당근 주스가 먹고 싶다고 결론을 내린 건지 당근 주스가 미친듯이 먹고 싶었음.

깊은 잠에 든 거 같아 보이는 호석을 깨우기엔 너무 미안해서 나 혼자 몰래 다녀오려고 조심스럽게 침대에서 일어나서 주섬주섬 겉옷을 입기 시작했음.

“여보 어디 가..?” “아, 나 당근주스 먹고 싶어서 편의점 다녀오려고…” “내가 다녀올게 여보..”

잠긴 목소리로 자기가 대신 다녀오겠다고 하는 데 그 모습이 어찌나 든든하고 멋있어 보이던지, 남편 하난 잘 뒀다는 생각에 순간 눈물이 나올 뻔했지만

“희망아 아빠 잠 좀 자자. 당근 주스가 그렇게 먹고싶었어?”

하며 내 배에 대고 얘기하는 호석이 덕에 작게 소리내어 웃었음.

“여보 다녀올게.” “조심히 다녀와.” “희망아 아빠 금방 올게.” “운전 조심하고, 응?” “알았네요~ 나 다녀올게!”

출산 예정일이 얼마 안 남은 시기에 하필이면 출장이 잡혀서 급하게 광주로 가봐야할 거 같다는 호석의 말에 할 수 없이 조심히 다녀오라며 보내주었음. 살짝 서운했지만뭐 어쩔 수 없지. 아빠가 돈을 벌어야 우리 희망이가 맛있는 거 많이 먹을 수 있으니까 그까짓거 일주일, 희망이랑 같이 열심히 기다려주기로 했음.

엄마가 꼭 챙기라는 것도 열심히 체크해서 챙기고 병원에서 챙겨오라는 것도 빠짐없이 사오고 태교도 듣고 희망이가 태어나면 줄 모자도 열심히 만들며 나름대로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여보!’ pm 6:40 ‘여보야!’ pm 7:00 ‘탄소야!’ pm 7:05 ‘나 지금 집 가는 중이다!’ pm 7:07 ‘먹고 싶은거 있어?’ pm 7:07

5일도 지나지 않아서 집으로 돌아온다는 소식이 들려왔음. 반가운 마음에 얼른 전화를 걸었고 오랜만에 들려오는 목소리가 너무나도 반가웠음

“여보야 뭐하고 있었어?” “나 그냥 있었지 뭐.” “나 지금 가는데 먹고 싶은 거 없어?” “먹고 싶은 거?” “응 지금 막 생각나는 거!” “그냥 너나 빨리 오세요 여보야.”

계속해서 먹고싶은 게 없냐고 물어오는 호석이 귀여워서 한참 웃다가 지금 당장 생각나는 음식은 없고 호석은 보고싶기에 얼른 오라며 재촉을 하니 알겠다며 전화를 끊었음

“여보야!” “왔어?” “희망아 보고싶었어.”

오자마자 거칠게 숨을 들이 마시다가 바로 무릎을 꿇어 희망이에게 잘 들릴 수 있도록 배에 대고 말을 하는 호석이 귀여워서 머리를 몇 번 쓰다듬어 주었음.

“..우리 여보 며칠 사이에더 예뻐졌네?” “아니거든요.”

희망이와 한참 대화를 나누다가 갑자기 일어나서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곤 다소 오글거리는 말을 늘어놓았음. 솔직히 기분은 좋지만 들을 때마다 오글거리는 건 어쩔 수 없는 거 같음.

“이거 여보 선물!” “뭔데?” “첫아이인데 내가 여보 잘 챙겨주지도 못하고 사랑도 듬뿍 줘야되는 데그러지 못한 거 같아서.” “왜 우리 엄마가 뭐라고 했어?” “아니…그냥 내가 미안해서.”

뭐가 그렇게 미안한 건지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전해오는 호석이 너무나도 고맙고 더불어 내가 다 미안해지기 시작했음. 친구 남편은 맨날 집구석에 들어오지도 않고 애기 태명은 개불, 거들떠도안본다던데. 그에 반면 나는 진짜 복 받은 여자라고 생각했었는데 호석이 이렇게 혼자 미안함을 품고 있는 지 몰랐음.

“내가 더 잘할 게.”

어느새 맺혀있던 눈물을 닦아주며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춰주는 호석의 품에 꼭 안겼더니 호석이 나를 더 꼭 감싸 안아주었음.

“이름아 사랑해.”

오늘따라 희망이가 더 빨리 보고 싶었음.

TT. 박지민 (3/4) 행운이 아빠

“우리 아가 태명 행운이 어때?” “행운이?” “응 우리 첫애기잖아!”

지민은 내가 처음 임신 소식을 알릴 때부터 정말 이렇게 좋아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엄~청 좋아했음. 나는 미처 생각도 하지 못한 태명을 자기가 고심껏 생각해서 내게 알려주고 아들일지 딸일지도 모르는 데 벌써부터 아가 용품들을 막 사오며, 얼른 행운이가 태어났으면 좋겠다고 하루에도 수백 번 씩 입이 닳도록 말했음.

어딜 가든초보 예비아빠 티를 그렇게 내고 다닌다고 들었음.

“우리 이름닮은 아이면 엄청 예쁜 딸이겠다! 그치?” “언제는 아들이었으면 좋겠다면서?” “아니야 근데 딸도 좋아…근데 아들도 좋은데… 아, 그냥 우리 행운이라서 좋아! 건강하게 태어나주면 돼!”

가끔 쓸데없이 질투가날 정도로

자나 깨나 행운이 사랑이었음.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는데 이정도면..

지민이는 뮤지컬 배우로 활동 중이어서 몇 달마다 꾸준히 무대를 서고 있음. 사실 내 남편이 나오는 뮤지컬 보러 가고 싶어도 행운이한테 무리가 될까 봐 약간 꺼려하는 편임. 혹시 몰라서 의사 선생님께 뮤지컬을 보러가도 되냐며 여쭤보니 큰 사운드는살짝 무리가 될 수도 있어서 주의는 해야하지만 초기 단계가 지났으니 크게 상관없다고 오히려 여가 활동을 즐기면 아이도 좋아할 거라고 하셔서 이번에 지민이 하는 뮤지컬엔 꼭 가기로 함. 행운이와 함께.

“행운아! 이름아!” “나 여기 들어와도 돼?” “당연하지 공연 재밌었어? 우리 행운이는?”

뮤지컬이 끝난 뒤 지민이 대기실로 오라며 문자를 보냄. 쭈뼛쭈뼛하며 대기실로 들어가니 지민이 나를 꼭 안아주며 반겨주는 탓에 주변 관계자분들의 시선이 모두 이곳으로 꽂혀있었음. 근데 뭔가 지민이 덕에 사랑받는 아내라고 동네방네 티 내는 것 같아 으쓱해지는 기분도 들어서 좋았음.

“남편이 사랑 표현을 많이 해줘야 우리행운이가 건강하대. ..근데 그래서 일부로해주는 건 아니고 그냥 우리 이름이가 너무 예뻐서 해주는 거야 사랑해 이름아.”

설거지는 자기가 하겠다고 나를 소파에앉혀 편하게 쉬고 있으라며 큰소리를 땅땅 치는 바람에.

잔잔한 음악을 들으며 평소 즐겨읽던 시집을 읽고 있었음. 마침 설거지를 마치고 옆에 앉은 지민이 갑자기 내게 애정 공세를 펼쳤음. 요즘 들어서 아주 사소한 거에도 눈물이 금방 툭툭 터져 나오는 게 스트레스였는데 지민의 자상한 말을 들으니 또주책맞게 눈물이 나기 시작했음.

“왜 울어.” “….” “울지 마 이름아, 계속 울면 우리 행운이가 엄마 운다고 놀린다?” “고마워 지민아.”

자기도 충분히 지치고 힘들 텐데 힘든 내색 하나도안 보이고 그저 내가 불편한 곳은 없는지 먹고 싶은 건 없는지 내가 어떻게 하면 편해할지부터 생각해주는 지민이가 너무나도 고마워서 눈물을 숨길 수가 없었음.

이런 남편이 세상에 또 있을까, 싶음.

“아파?” “어..” “괜찮아 걱정하지마 우리 배운대로만 하면 돼.”

얼마 전부터 계속해서 가진통이 오기 시작했는데 첫아이이다 보니 작은진통 하나에도 막 서로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 했음. 혹시라도 진진통일 수도 있기에 지민은 진통측정 어플을 손에서 놓지 않았고, 나도 그런 지민의 행동에 아주 조금이지만 안심할 수 있었음.

“걱정하지말고 한숨 자 이름아.” “너는?” “이름이가 힘들지 내가 힘드냐! 얼른 자.”

나만 믿으라는 듯이 어깨를 으쓱이며 말하는 모습에 귀여워서 웃다가 몸도 마음도 지치고 피곤해서 그런지 지민이 배를 가볍게 마사지해주는 손길에 스르륵 잠에 들었음.

“…….”

얼마나 오래 잠에 들었던 건지 갑자기 화장실이 가고 싶어져서 저절로 눈이 떠졌음. 화장실에 가려다가 지민이 진통 측정 어플을 틀어놓은 핸드폰을 손에꽉 쥐고 내 옆에 엎드려서 깊은 잠에 들어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음. 차마 침대에서 자라며 깨우지 못하고 내가 덮고 있던 이불을 지민이에게 덮어주었음.

우리 행운이가 지민이처럼 귀여운 아이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새벽이었음.

F. 전정국 (4/4) 귤이 아빠

정국이는n 년 째 포토그래퍼로 활동 중임 근데 말만 있어보이는포토그래퍼임 시X 소속에 묶여있는 계약직으로 가난하게 활동 중이라 자유고 뭐고 하나도 없음. 오라면 가야하고,찍으라면 곱게 예쁜 사진 찍어줘야 함. 정국이 말로는 가난하게 시작해줘야 나중에 크게성공한다고는 하는데…. 그래 내가 내 남편 믿어줘야지 누가 믿어주냐, 하고 나중엔 전정국이라는 이름이,전정국이라는 사람이 크게 성공할거라고, 굳게믿어주었음. 근데 이게 벌써 몇 년이 될 줄이야…

“이번엔 또 어디냐.” “서울.” “서울?” “이번엔 프로젝트라 집에 오래 못 들어올 거야. 한.. 두달 정도.” “아 네,마음대로 하세요. 언제는 안 그랬던 척하네.”

이번엔 또 어디로 호출 당했나 했더니 그 먼 땅까지 가서 셔터를 누르신다고 함. 이런 적이 한두 번이 아니라 이젠 그런가 보다 하고 마음을 놓았음. 그래도 겉으론 백번 이해한다 하지만 속에서는 차마 꺼낼 수 없는 비속어들이 한가득 자리 잡고 있었음.

“어쭈 뭐 하냐?” “이름아, 한동안 못 볼 텐데 우리 뜨거운,” “웃기지 마 나 피곤하다.” “이름아.” “….” “저기요 아줌마.” “뭐? 피 터지고 싶냐?”

정국은 나보다 2살 연하고, 올해로 결혼 5년 차임. 주위에서 진짜 결혼한 부부 맞냐고 한 35834394번은 물어본 거 같은데 애만 없다 뿐이지 정말 사랑해서 결혼한 거 맞음. 지금도 사랑하고, 표현 방법이 서툴고, 남들과 달라서 친구처럼 보일 뿐 그럭저럭 현실적인 결혼 생활을 하고 있음. 너무 현실 적이라서 탈이라는 거지. 사실 요즘 들어 이런 생활이 지친다는 생각도 살짝 들기 시작했음.

“보고 싶어서 어떡하지?” “하이고, 보고 싶어서 죽겠는 사람이 맨날 쏘다니냐?” “어쩔 수 없잖아.” “그래 어쩔 수 없겠지 너 맨날 그 소리잖아.” “이름아.” “너 이제 자리 잡을 때 됐잖아.” “기다려줘.” “응 기다려주잖아, 지금도 기다리고 있고. 근데 정국아.” “….” “나 너무 힘들다.” “성이름.” “잘게.”

그동안의 설움이 갑자기 폭발되며 전정국한텐 개불도 통하지도않는 화를 내버렸음. 항상 내가 화내면 전정국은 깨우치는 것 하나 없이 나만 더화가 쌓인단말이지? 차라리 서로 때리고 부시고 소리치면서 싸워보고 싶다 좀. 맨날 일방적으로 나만 이렇게 서운함 표출하면 뭐 해,

정국이 팔을 쭉뻗고 반쯤 앉아있어서 자연스럽게 정국의 팔 위에 머리를 놓고 누워버렸음. ‘화는 났지만 너 믿어, 잘해라 개X끼야.’ 라는 마음을 보여주고 싶어서?

“누나.” “..?” “왜 그래, 우리 지금까지 잘 해왔잖아 응?” “곱게 자라 좀.” “나 그냥 믿어주라 내가 더 노력할게 이름아.” “누가 너 안 믿는데?” “예쁘다.”

정국이 팔베개를 하고 누운 나를 돌려 안아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정리해주었음. 그리고 정국은 예쁘다는 말을 끝으로 가볍게 입을 맞춰왔음.

근데 왜 점점 깊어지냐 너.

“매일 연락 할거니까 바람 필 생각하지마.” “와 전정국 선수 치는 거 봐라, 내가 할 소리거든?” “다녀올게 이름아.” “너 내가 영상통화 걸었는데 클럽이기만 해봐 죽인다.” “아, 씨 들켰네.” “죽어 진짜.” “사랑해.”

퇴장도 요란하게 하는 정국이 그다지 밉지가 않았음. 그래, 저번엔 세 달도 기다려준 적 있는데 두 달이 뭐 대수이나 싶음.

한, 한 달하고 이주쯤 되는 날이었나? 아침에 기분 좋게 일어났더니 정국에게서 새벽에 한 통에 문자가 여러개 와있었음.

‘야 여기 사람들 미쳤어.’ AM 4:39 ‘연장 계약이야.’ AM 4:39 ‘아니 뭐래.’ AM 4:42 ‘프로젝트 연장이래.’ AM 4:43 ‘나 한 달 더 걸릴 듯.’ AM 4:43 ‘때려치울까.’ AM 5:21 ‘아 이름아.’ AM 5:30 ‘일단 진정해.’ AM 5:31 ‘욕하지 말고 일단 이거보면 전화해.’ AM 5:32

포토그래퍼에 관심이 없는지라 그쪽 사람들이 무얼 어떻게 일하는 지도 당연히 몰라서 그냥 멋있는 배경 보이면 딱딱 몇 번 찍고. 예쁜 모델들 몇 번 딱딱 찍으면 끝인 줄 알았던 일이 무슨 세 달 씩이나 잡아먹는지 진심으로 이해가 되지 않았음.

“야 전정국.” “어.” “한달 연장? 장난 하냐?” “아니 ㄴ,” “넌 진짜 그냥 밖에서 살아라.” “야 성이름!” “멀리까지 출장 나가서 사진 찍느라 고생 많고, 다시는 보지말자.” “야! 누나!”

“짜증나 진짜.”

일, 그래 일, 그놈의 일. 요즘 계속 몸도 안 좋고, 여러모로 힘든 일이 많은데 옆에 남편까지 없다고 생각하니 스트레스가 배로 늘었음. 이제 조금만 더 기다리면 돼, 조금만 더, 하고 있던 참이었는데 정국의 문자를 보자마자 더욱 화가 날 수밖에 없었음 거기다가 때려치운다니, 지금 때려치울까라는 말이 나와? 몇 년을 쏟아부었는데, 몇 년을 기다렸는데 어?그 몇 년을 너무나도 쉽게 말하는 정국이 미웠음.

‘미안해.’ PM 6:01 ‘일 끝나면 바로 갈게.’ PM 6:03 ‘이름아.’ PM 7:47 ‘전화 좀 받아라.’ PM 8:05 ‘뭐 해’ PM 9:21 ‘자?’ PM 11:59

“내가 답장을 하나봐라.”

정국에게 핸드폰이 불타오르도록 문자가 쉴 틈 없이 계속 왔음. 근데 답장해준 건 X 맨날 화난 척하면서 바로바로 풀리니까 정신을 못 차린 거 같아 이번엔 진짜 세게 나갈 생각이었음.

…그래…그랬는데… 아무리 계산해봐도 어제 오늘 안에 생리를 하는 게 맞는데 나 왜 안하지? 아, 설마. 아, 설마. 아, 설마. 아…설마… 아무리 오류가 많다고 해도 일단 혹시 모르니까 설마하는 마음으로 약국에 들려 임테기를 사서 테스트를 해보았음.

“아 전정국 도움 안되는 놈, 병원가게 생겼네.”

설마가 사람 잡는다고, 임테기엔 너무나도 정확하게 두 줄이 찍혀있었음. 정말 고맙게도 서울에 가기 전 내게 선물을 하나 주고 갔던 거였음 ^^

“성이름! 왜이렇게 연락을 안,” “야 이 나쁜 놈아!” “미안해..나도 일정 바뀔지 진짜 몰랐어.” “너 나 괴롭히려고 결혼했지.” “미안해 이름아.” “전정국.” “응.” “정국아.” “응 이름아.” “아, 아니야 끊어.” “어? 야 이름ㅇ,”

왜 이렇게 말을 못 꺼내냐 하면. 5년이 괜히 5년이 아님. 둘 다 애를 막 미치도록 예뻐하고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얼른 내 자식 낳아서 키우고 싶고 하는 마음이 없었음. 남자라면 번식 본능을 가질 법 한데 전정국은 그런 것도 없어 보이고, 뭐..암묵적인 이유로 서로 2세 계획에 대해 꺼내지 않았음. 아직 나이도 창창한 20대고, (만으로 지만..ㅎㅎ) 전정국은 저렇게 맨날 밖으로 쏘다니는데 여기서 애까지 생긴다면 정말 큰일 날 거라고 생각했었음. 근데 이렇게 계획도 없이 일이 벌어지다니..

하, 진심으로 정국을 때리고 싶었음.

오늘 엄마랑 병원에 같이 가서 확인을 해봤더니 의사 선생님께서 임신6주라며웃으셨음. 나 이제 엄마 되는 거야?

좋지도 싫지도, 나쁘지도 괜찮지도,

짜증 나지도 기분 좋지도, 불행하지도 행복하지도 않은 이 어정쩡한 기분이 마음에 들지 않았음..

그냥 정국이 하루빨리 와줬으면..

“정국아.” “어.” “언제 와..” “..너 울어?” “안 울어.” “무슨 일 있어? 왜 그래.” “나 혼자 아니야 빨리 와.” “혼자가 아니라고?” “나 홀 몸 아니라고! 빨리 오라고! 나 힘들다고!” “어?” “너 아빠 된다 정국아.” “어?!”

지금 정국의 표정은 안봐도 뻔했음. 분명히 멘붕에 빠져있겠지. 일단 일은 이미 벌어졌고 앞으로 어떻게 할지가 문제인데, 정말 심~히 걱정됐음.

“그래..일단 내가 말 잘해서 최대한 빨리 갈게..”

“진짜?” “응 진짜.” “정말이다?” “응 정말로, 그러니까 괜히 감기 걸리게 옷 다 벗고 있지말고 껴 입고 있어라 좀 알았지?” “..넌 날 너무 잘 알아.”

몸조리 잘 하고 있으라는 말을 끝으로 정국은 전화를 끊었음. 나름 신경써서 말 해준 걸 잘 알고 있기에 은근 기분이 좋아 전화를 끊고 한참동안 혼자 흐뭇하게 웃었음.

“성이름! 보고 싶었다!” “아! 왜 오자마자 뽀뽀하고 그래!”

“너가 예뻐서 그러는 거 잖아.”

그렇게 임신 10주가 되는 날, 보고 싶던 정국이 컴백홈을 하였음. 오자마자 꽉 안으며 뽀뽀를 해오는 정국의 얼굴을 억지로 밀어 눈을 마주쳤고, 눈을 마주치는 동안 정국은 허리에 둔 손을 땔 생각조차 없어 보였음.

“사랑해 이름아.” “뭐래.” “나 일하는 데 좋아서 미칠 뻔했잖아.”

정국이 특유의 행복하다는 표정에 나 또한 기분이 좋아져서 웃어버렸음. 제발! 좋은 엄마 아빠 되자 우리.

이러다가 돼지가 되어버리는 건 아닐까 걱정이 될 정도로 식욕이 완전 폭발했을 때 쯤이 아마 8개월 쯤이었을 거임. 새벽에 미친듯이 배가 고파서 눈이 떠졌는데 갑자기 머릿속에 슝-하고 지나가는 생각 저번에 분명히 정국이 책상 위에 올려져 있던 공책을 읽으려니까 정국이 몸까지 날려가며 공책을읽는 걸 막은 적이 있었음. 여자랑 교환일기라도 쓰시나? 문득 궁금해져서 몰래 훔쳐보기로 했음.

{전정국 작업 일기} 육아 사진첩

2017년 oo월 oo일 부산에 이런 곳이 있었다니, 30년을 넘게살았는데 이런 아름다운 곳을 몰랐다는 게 충격적이다. 사진에 예쁘게 담은 만큼 다음엔 아내랑 같이 손잡고눈으로 예쁘게 담고 와야지. 그리고 우리 아가랑도 손잡고 오는 날이 오겠지.

2017년 oo월 oo일 초음파 사진을 들고 찍어보았다. 색다른 조합이지만 나쁘지 않은 것 같은 기분이다. 회사에선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생명의 아름다움을 담은 작품이라고 둘러 떼지 뭐. 태명을 생각해보았는데 아무래도 생각이 안 난다. 내가 정하면 이름이가 또 장난치지 말라고 화내겠지? 조금만 기다려라 아가야, 이 아빠가 멋진태명 지어 줄테니.

2017년 oo월 oo일 항상 내가 찍어보고 싶었던 사진이다. 드디어 오늘 꿈을 이룬 거 같아 기분이 좋았다. 와우, 그나저나 오늘 이름이가 이 일기를 볼 뻔하였다. 아직 별로 쓰지도 못했는데 망할 뻔.. 아쉽지만 이 일기는 우리 귤이만 볼 거니까! 귤아 엄마한테 나중에라도 절대로 보여주면 안 된다?

2017년 oo월 oo일 아내가 부쩍 잠이 많아진 거 같다…식욕은 안 늘어나는데 왜 잠만 늘어나지? 귤이가 많이 안먹어서 튼튼하지 못하면 어쩌나 걱정된다. 근데… 귤아 엄마 자는 모습도 예쁘지?

2017년 oo월 oo일 오늘은 일이 너무 바빠서 깜빡하고 이름이에게 전화를 못해줬다. 아, 내가 미쳤지 딱히 말로 화는 안 냈지만 표정에 ‘나 삐졌어요.’가 떡하니 쓰여있었다. 이럴 때 항상 느껴지는 거지만, 내가 너무 못난 남편인 거 같다. 항상 고맙고 미안하고, 그렇다.

2017년 oo월 oo일 늙은 부부의 뒷모습은 참 많은 세월 얘기가 담겨져있는 것 같다. 우리도 저렇게 오래 사랑할 수 있었으면. 오늘은 아는 분께 아내가 임신했을 때 주의해야 할 점들을 들었다. 다소 충격적인 이야기도 들었고, 몰랐던 사실들도 알게 되었다. 엄마란 참 대단하구나, 또 한 번 느끼게 되었다. 얼른 집에 가서이름 꼭 안아줘야지. 우리 귤이도.

2017년 oo월 oo일 우리 귤이가 벌써 8개월이 되었다. 엄마 뱃속에서 건강하게 자라다가 얼른 나와주었으면.. 엄마 힘들게 뱃속에서 발로 막 차고 그러면 안 된다 귤아! 오늘은 우리 귤이가 좋아하는 바다 풍경 사진을 찍어보았다. 태교로 내 사진을 보여주었는데 유난히 바다 사진을 볼 때마다 귤이가 반응을 하는 것 같았다. 귤아 얼른 태어나서 행복하게 살자. 사랑해

감동+행복=눈물 아마 일어날 때면 눈이 퉁퉁부어있을 거 같음.

“이름아 당근주스 아예한 박스로 사줄까?” “뭔 한 박스 타령이야.” “너 맨날 당근주스 당근주스 그러잖아.” “먹고 싶은 게 언제 또 바뀔지 몰라.”

“아…그래?” “야! 너 또 양말 뒤집어서 넣어놨지!” “아, 맞다.” “뒤집어서 넣으면 안에 머리카락이랑 먼지랑 다 껴있어서 세탁 하나도 안된 거나 마찬가지란 말이야 좀!”

“깜빡했어요 누나.”

과일을 깎아준 뒤 빨래를 하러 베란다에 갔더니 옆에서 계속 깐족대며 당근주스 타령을 하는 정국이었음. 빨래를 계속해서 꺼내다가 뒤집어져 있는 양말이 나왔음. 정말 최소 5000번도 더 말했을 텐데 아직까지 습관이 안 고쳐진 거 보면 그 의지가 참 대단하다고 느껴졌음.

“이름아.” “왜.” “이름아.” “왜.” “이름아.” “아, 왜!”

“사랑한다고.”

전정국은 참 미워할 수 없는 남편인 거 같음.

더보기 텍파 공유를 위해..항상 꿈에만 그리던 글잡을..드디어 질렀습니다. 하하하하하 사실 이 글이 여러분들의 관심을 받을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습니다… 어디 제 글 스크랩 수가 200이 넘을 줄 알았나요 ㅠㅠ ㅠㅠ 글잡이 처음이니 많이 미숙하네요 ㅠㅠ ㅠㅠ… 계속해서 썰 형식으로 갈거냐? 그건 아닙니다! ㅎㅎ 정말 정말 여러가지의 버전으로 오게 될거예요! 한 멤버당장단편 글도쓸 거고,단편 글이야말할 것도 없이 꾸준히 연재할 예정이고요! 이 글은 맛보기, 예고편 수준입니다. 하지만, 끈기력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제가..과연 폭풍연재를 할 수 있을지.. 폭풍연재를 위해선 여러분들의 많은 응원이 필요해요 ^&^ 얼른 나머지 세명의 멤버글도 올려야하는데..ㅎㅎ 그 글은 바로바로 독방에 올릴지 아니면 써놓고 묶어서 글잡에 올릴지 고민인데… 혹시라도 의견이 있으시다면 알려주세요! 마지막으로 저에게 궁금하신 점이 있다면 언제든 물어봐주세요! 임신 출산 육아에 관련된 거라면 무엇이든 다 받습니다!

새롭게 나올 스토리 기대해주세요♥

3살 작가의 전체글 신작 알림 신청 알림 관리 후원하기 첫글과 막글

· [막글] [방탄소년단ㅣ육아일기] 아내가 임신했을 때 02 (초보아빠 썰 ver 5~7) 75 5년 전

· [첫글] 52년 전

위/아래글

· [방탄소년단ㅣ육아일기] 아내가 임신했을 때 02 (초보아빠 썰 ver 5~7) 75 5년 전

· [현재글] [방탄소년단ㅣ육아일기] 아내가 임신했을 때 01 (초보아빠 썰 ver 1~4) 132 5년 전

공지사항

없음

18 52 •••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작품을 읽은 뒤엔 꼭 댓글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응원이 됩니다! 비회원도 댓글을 달 수 있어요 작품을 읽은 뒤엔 꼭 댓글 남겨주세요, 작가에게 큰 응원이 됩니다!

[변백현 빙의글] 미혼 모(母) <1> – W.여인천하

bgm 김태우 – 너하나만

<1>

은하가 자신의 몸 안에 새 생명이 자라고 있다는 걸 알게 된 건 백현과 관계를 가진지 두 달만이었다. 예정일이 되었는데도 생리를 하지 않는다는 걸 알고 두려움이 생겼을때, 선뜻 백현을 부르지 못했던 건 그들이 고등학생이었기 때문이다. 그건 혼자서 임신 사실을 감당해야 한다는 것보다 더 큰 두려움이었다. 백현이 아이를 반길지도 미지수였고, 설사 백현이 아이를 원한다 해도 사회가 그들을 받아들여줄지도 의문이었다.

최근 들어 어쩐지 입맛이 없고 속은 더부룩하다 했다. 하지만 단순히 생리전증후군의 증상이라고 생각했을 뿐, 원래 생리를 할 때 많이 예민한 체질인 은하였기 때문에 그것이 임신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저,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비롯되어서 약국에서 사 온 임신 테스트기였다. 단순한 기우이길 바랐다.

하지만, 임신 테스트기에서 아주 선명하게 두 줄이 나왔을때, 그 충격이란. 완전히 확인사살 당해버렸다.

아직 법적인 나이로 아무것도 책임질 수 없을때, 고작 열아홉의 나이에 아주 작은 생명이, 딸인지 아들인지조차 모를 그 미지의 씨앗이, 자신에게 찾아왔다는 것을.

“임신 3주차입니다. 2주 후에 병원에 내원하셔서 초음파 검사 받아보세요. 이제 입덧이 시작될 수 있으니까 스트레스를 받는 일은 자제해주시고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하셔야 합니다.”

기계적으로 자신에게 처방을 내리는 의사의 말을 무기력하게 들으며 은하는 머리속이 새하얘지는 느낄 수 있었다. 도저히, 혼자서 감당할 수 없는 범위였다. 몸이 부들부들 떨리기 시작했다. 이미 은하가 미성년자라는 걸 알고 있었던 의사의 눈빛은 냉정했고 무심한 목소리로 말했다.

“낙태하시게요?”

그 말을 듣자마자 은하는 허겁지겁 자리에서 일어나 진료비를 내고 병원에서 곧장 뛰쳐나와 버렸다. 마치 들켜서는 안 될 치부를 내보인 기분이었다. 한참을 밤거리를 헤매는데도 아무것도 정리되지 않았다. 그저 새하얘진 머릿속에 단 한 단어만이 선명하게 둥둥 떠오를 뿐이었다.

낙태.

백현에게 임신 사실을 우선 알리고 돈을 모아 낙태를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가장 이성적이고 아직 어린 그들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해결책. 어쩌면 모두가 바라는 이상적인 결말일지도 모르겠다. 은하는 떨리는 손 끝으로 아침부터 꺼두었던 자신의 폰을 켰다. 오전부터 학교에 오지 않고 잠수 중인 은하의 폰에는 선생님을 비롯해서 부모님이 이혼한 후에 자신의 유일한 보호자인 이모, 친구들, 그리고 백현. 여러 사람들의 연락이 부재중으로 둥둥 떠있었다.

그 중에서도 백현의 연락은 가장 집요했고 방금 폰을 켰음에도 불구하고 벌써 울리기 시작한 진동이었다. 백현에게서 전화가 오고 있었다. 은하는 방금까지 그렇게 생각했지만, 도저히 그 전화를 받을 수가 없었다. 사실 백현에게서 버림받을까봐 두려웠다.

[조은하. 어디야?]

한참 울리던 전화는 곧 부재중으로 넘어갔고 자동으로 고객님이 받을 수 없을거란 음성메세지가 백현의 귀에 들렸을거다. 그가 얼마나 화가 났을지 짐작이 갔다. 연속해서 도착하는 메세지가 그것을 알려주고 있었다.

[너 방금 폰 켠거 알아. 학교도 안 오고, 집에도 없고, 전화도 안받고. 막 나가는 거 알지?]

전전긍긍해하기도 했고,

[혹시 무슨 일 있어?]

애원하기도 했다.

[제발. 전화 좀 받아 은하야. 오빠 미칠 거 같으니까]

“동갑인 주제에…무슨…”

이상하게 백현의 문자를 보는 데 웃음이 마구 새어나왔다. 이렇게 자신을 애타게 찾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안도감이 잠시 흘렀다. 다시 전화가 왔다. 입을 꾹 다물고 화면을 보던 은하가 손가락으로 전화 받기 버튼을 눌렀다.

-야. 조은하.

“……”

-뭐해. 학교도 안 오고. 오빠 걱정했잖아.

“생일로 치면 내가 누나거든…?”

생각보다 더 다정한 목소리에 은하는 울음이 터져나올까봐 서둘러 입을 틀어막았다. 들키지 않을거라고 생각했는데 건너편에서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

“…연습은. 열심히 했어?”

-당연하지. 내가 얼마나 착실한데. 우리 팀 에이스가 나 아니냐.

“백현아.”

은하는 애써 밝은 목소리로 물었다. 순간 스치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너 운동하는 거 좋지?”

-당연하지. 야. 근데 난 니가 더 좋아.

“진짜? 너 이번에 받은 트로피 나 말고 니네 엄마한테 줬잖아.”

-아 그건 별개지. 나중에 너는 트로피 말고 메달 안겨줄게. 메달.

“..메달?”

-응. 꼭 올림픽 금메달 따서, 너 안겨준다.

..금…메달..

-야.

“………”

-진짜 거짓말하면 가만 안둔다.

“………”

-너 지금 울고 있지?

그럼 어쩔건데 이 바보야. 와서 달래주기라도 하려고? 응어리 진 그 말을 차마 내뱉지는 못하고 은하는 전화를 끊었고 아예 배터리를 분리해버렸다. 이로서 알았다. 백현은 아이를 지우지 않을것이다. 백현은 그런 아이였으니까.

은하는 도저히 백현에게 미움받고 싶지 않았다. 말로는 그렇게 했지만, 백현에게 가장 소중한 건 하나가 아닌 둘이었다. 은하와, 백현의 어머니. 물론 더 가중치를 두라고 하면 자신을 선택할수도 있겠다. 하지만 백현이 자신의 어머니를, 그녀가 자신에게 기대하는 그 꿈을,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지 백현과 사귄 지난 5년동안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백현은 운동을 했다. 육상. 체고를 가지 않고 인문계 고등학교에 진학한 건 자신때문임을 알았다. 덕분에 백현은 재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보다 힘든 길을 돌아가는 거였다. 연습량도 다른 선수들의 몇 배는 되었다. 단순히 특기자 전형으로 대학이나 가려는 다른 이들과 달리 백현의 목표는 오로직 하나였으니까.

올림픽.

`금메달 따서, TV에 나오면 다들 알겠지. 한국에서 다들 알아볼거야. 어, 쟤 금메달리스트 변백현이다! 그러면 우리 아빠도, 날 알아볼거고, 엄마한테 돌아오게 될거야….`

백현은 바보같아서 그 꿈을 포기하고서라도 자신과, 자신의 아이, 둘 곁에 남으려고 할 것이다. 우직한 성품인 그가 낙태를 선택할리가 없다는 걸 처음부터 짐작못했던 건 은하가 그만큼 정신이 없었고, 의지할 이가 필요해서 우선 백현에게 말하고 봐야겠다는 생각이 컸기 때문이다. 아이가 생긴다면 일단 자신이 고등학교를 그만두는 걸 고사하고서라도, 백현도 자신의 꿈을 절반 쯤은 양보해야 할 것이다.

아이가 생긴다는 건 그런 의미니까.

백현의 아버지는 백현이 네 살 무렵 백현과 백현의 어머니를 두고 다른 여자를 만나 새 가정을 꾸렸고, 지방이 아닌 서울에 살고 있다고 했다. 법적으로는 아직 아니었지만 말로는 이혼이나 다름없었다. 일년에 몇 번 양육비가 들어오는 것을 제외하고서는 아예 연락두절이었다. 처음 은하와 백현은 서로가 자신과 비슷한 처지라는 걸 알고 호감이 더 커진 것도 있었다.

백현은 근거리 달리기보다 지구력이 훨씬 좋았다. 그래서 그가 육상에서 목표로 하고 있는 종목은 마라톤이었다. 실생활에서도 그랬다.

`조은하. 내 옆에서 도망가기만 해봐.`

`그러면 어쩔건데?`

백현은 장난스럽게 씨익 웃어보였다.

`근성은 누구보다 자신있으니까, 무슨 수를 써서라도 몇 년이 걸려도 다시 널 붙잡을 거야.`

네 마지막 사랑은 나야. 가슴이 벅차오르는 사랑 고백이었다. 그 날, 그 날이 문제였다. 5년이나 사겼지만 백현과 은하 사이에서 깊은 스퀸십이 오간 적은 딱히 없었다. 손을 잡거나, 사귄지 3년째 다다라서야 가볍게 입맞추기 시작한 게 다였다. 사실 은하도 은하지만 아직 백현은 은하의 눈을 마주치는 것도 부끄러워할정도로 순수했다.

그 날.

그 날도 다른날과 다름없이 둘은 백현의 연습실에 있었고, 다른 아이들이 다 떠나고 밤이 되서도 백현의 연습은 끝나지 않았다. 며칠 뒤에 아주 중요한 경기가 있다고 했다. 그래서 일주일간 서로를 만지지도 보지도 못했던 게 화근이었다.

`비..온다.`

자정이 이르러서야 연습은 끝났고 밖을 나서려는 순간 옅은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우산은 없었고 일단 비가 그렇게 심한 것도 아니니 그칠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멍하니 어두운 하늘을 보며 앉아 있는 은하의 손을 백현이 슬그머니 잡았다.

날씨. 조명. 분위기. 모든 게 그렇게 만들었다.

“그래서 이제 어떡해야하는데…”

전화를 끊은 뒤 뒤늦게 눈물이 밀려왔다. 이모에게는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아이는 지워야할지 그러지 말아야할지, 또 학교는 졸업은…. 친구들에게는 뭐라고 설명하지…. 너무 복잡했다.

자연적으로 유산하는 법은 없나? 나쁜 생각까지 들었다. 어느 순간 횡단보도 앞에 멍하니 서 있는 은하였고 초록불에도 가만히 있던 그녀는 빨간불이 되어서야 한 발자국 걸음을 옮겼다.

쉽사리 떨어지지 않는 걸음이었지만, 그래서는 안된다는 걸 이성으로는 거부하고 있었지만 저절로 무언가에 홀리기라도 한 듯이 걸음을 옮겼다.

`아이만 없으면….`

한 발자국 더.

`얘만 없으면…모든 게 다 정상으로 돌아올거야..`

차들이 클랙슨을 울리며 은하 곁을 쌩쌩 스쳐나갔다. 강한 바람 탓에 교복 치마가 펄럭였다.

`난 고작..열아홉이라고….`

남녀가 손만 잡고 잠을 자면 아이는 기러기가 물어다준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그 말은 곧 아이는 세상이 부부에게 내려주는 선물같은 것이라는 뜻도 된다. 하지만, 아이가 자신과 백현에게 있어서 선물인지, 도저히 확신을 세울수가 없었다.

멍하니 횡단보도 한 가운데 서 있는 은하를 향해 커다란 화물차 한 대가 빠른 속도로 달려오고 있었다.

“…!!!!!!!!!!!!!!!!”

그 순간 은하는 뱃속에서 무언가 북처럼, 북도 아닌 것이 둥둥 울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누군가 배 안에서 바깥을 발로 차고 있는 거 같았다. 아직 한 달도 안됐는데, 그럴리가 없는데, 태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도 모르게 몸을 틀자 화물차는 그대로 은하와 불과 1m도 떨어지지 않은 거리에서 은하를 스쳐지나갔고 신호등 불빛이 다시 바뀌었다.

웅성웅성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에게 일으킴을 받으며 은하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살아야겠다…`

살려야겠다….고. 뱃속에든, 자신과 백현의 사랑의 증표인, 그 아이를 살려야겠다고. 왜 그래야하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어찌됐든 살려야겠다고.

진인사대천명.

모두 다 하늘의 뜻이라고 믿고, 자신 앞의 난관들을 헤쳐나갈 수 밖에 없다.

고작 열아홉이었지만, 엄마였다. 뱃속에는 아기가 있었다.

가장 처음으로 한 일은,

“…헤어지자.”

백현에게 이별을 고하는 일이었다. 기가 막히게 그 한 마디를 내뱉고 자신에게서 달아나는 그 아이를, 백현은 도저히 잡을 수가 없었다. 넋을 놓고 있다가 뒤늦게 정신 차리고 은하의 뒤를 쫓았으나 어디로간건지 도저히 보이지가 않았다. 반에도 없고, 이미 자퇴서를 냈다고 했다.

은하의 집에 찾아가도 태엽이 고장난 인형처럼 이사를 갔다는 소식만 되풀이되었고, 어디로 갔는지, 왜 가야만 했는지, 그런 이야기는 조금도 들을 수 없었다.

마치, 자신 곁에 처음부터 없었던 사람처럼, 은하는 사라졌다.

나의 은하. 내 우주. 내 전부.

백현은 울지도 못했다. 처음으로 믿었던 사랑에게 받은 건, 지독한 배신이었다.

영원함을 맹세했던 그 입술은 잔인한 이별의 말만 내뱉고선,

사라져버렸다. 처음부터 거짓이었다는 듯이, 백현의 곁엔 아무도 없었다.

잔인했다.

* * * * *

그리고 34주 뒤, 한 이름모를 산모인과에서 은하는 자신의 품에 안긴 아이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아들이었다.

쭈글쭈글한 핏덩이에 불과했지만,

“….아가야. 넌 아빠를 닮았구나.”

조금도 자신을 닮지 않았다는 건 알 수 있었다. 지독하게 백현을 닮은 그 아이를 조심스레 안아 들고 꼬물꼬물 움직이는 그 모습을 한참이나 바라보았다. 문득 백현도 이 광경을 보았으면, 크게 기뻐했을거란 생각이 들었지만 조금의 후회도 없었다. 아니, 그래야만 했다.

모두 자신이 선택한 길이었으니까.

+) 주된 연재작입니다! 당분간 이 글을 제외한 다른 글들은 연중입니다. 글 전개상 여주가 아닌 여주 이름은 은하입니다! 럽미라잇에서 그렇듯이 엑소의 우주는 에리니까요…은하!

추천하기 533 즐겨찾기 등록

여인천하 작가님의 다른글 보기 전체보기 [변백현 빙의글] 미혼 모(母) <3>

[변백현 빙의글] 미혼 모(母) <2> [현재글] [변백현 빙의글] 미혼 모(母) <1> [변백현] 우아한 X 03 [변백현/조각] 아마 널 사랑했는가 보다

로그인 후 댓글쓰기가 가능합니다. 댓글 주현❤❤ 263일 전 정주행이요!

주현❤❤님께 댓글 로또 7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배쿈쨔응 263일 전 정주행하겠습니다!!

답글 0

soyo 300일 전 정주행이요!

답글 0

또뀨리 507일 전 정주행이요

또뀨리님께 댓글 로또 13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8년차에리 817일 전 정주행이요!

답글 0

왤시코기 829일 전 정주행이요

왤시코기님께 댓글 로또 5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주현❤❤ 830일 전 정주행이요!

주현❤❤님께 댓글 로또 12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여리내꼬 904일 전 정주행하겠습니다!!

답글 0

엑소태은 1033일 전 정주행 함니다!!

엑소태은님께 댓글 로또 9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wlqltn1 1047일 전 꿀잼 정주행이용

wlqltn1님께 댓글 로또 6점이 지급되었습니다.

답글 0

317 개 댓글 전체보기

로그인 PC버전 도움말 어플 홈으로

: fopen(../Exo3/count/2022-07-15-03.NEWEXO) [ function.fopen ]: failed to open stream: Permission denied inon line: fwrite(): supplied argument is not a valid stream resource inon line

다음은 Bing에서 빙의 글 임신 주제에 대한 검색 결과입니다. 필요한 경우 더 읽을 수 있습니다.

이 기사는 인터넷의 다양한 출처에서 편집되었습니다. 이 기사가 유용했기를 바랍니다. 이 기사가 유용하다고 생각되면 공유하십시오. 매우 감사합니다!